이호가 만난 프랜차이즈 CEO | 김영일 파티오42 대표

 프랜차이즈 외식업의 특성은 조리의 간편함이다. 본사 공급의 식재료를 매장에서 간단히 요리한다. 그런데 이 공식을 무시한 브랜드가 등장했다. 소스를 포함해 모든 메뉴를 직접 만든다. 이유는 맛. 그 맛에 끌려 매장을 하겠다는 이도 많다. 외식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오는 김영일 파티오42 대표를 만났다.

▲ 김영일 파티오42 대표는 캐주얼하면서도 관심을 끌 수 있는 외식 아이템을 계속 만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사진=지정훈 기자]
광고회사를 다니던 광고쟁이였다. 일 특성상 사람을 많이 만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곳저곳에서 만나게 되다 보니 아지트가 필요해졌다. 가까운 지인들이 쉽게 모일 수 있는 장소. 그래서 만든 곳이 파티오42다. 낮에는 커피, 저녁에는 생맥주와 와인을 즐기자는 콘셉트다. 문제는 음식을 만들 줄 모른다는 것. 생맥주와 와인에 어울리는 파스타를 잘 만드는 셰프를 찾아 나섰다. 지금의 파티오42의 헤드셰프다. 그렇게 해서 2008년 압구정에 일명 아지트를 오픈했다.

그런데 1년여만에 파스타가 맛있는 집이라고 입소문이 났다. 콘셉트를 바꿔야 했다. 2009년 식사 위주의 메뉴를 보강하고 이탈리안 비스트로 캐주얼 펍으로 변신했다. 그때까지도 프랜차이즈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여전히 파티오42 김영일 대표는 광고쟁이였다. 대학(건축학)을 졸업하자마자 광고회사에 입사한 그는 패션 광고를 시작으로 종합광고, 디지털광고 등 9년간 광고쟁이로 살았다. 파티오42 매장 역시 그의 투잡이자 지인들의 아지트 역할을 할 뿐이었다.

2013년 그는 사랑하는 아내와 가정을 꾸렸다. 고민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파티오42 매장을 내달라는 문의는 꾸준했다. “계속 광고 일을 하면서 살지, 아니면 파티오42 매장을 키울 것인지를 고민했죠. 그때 톱모델 이현이씨가 파티오42 2호점을 하겠다고 적극적인 제안을 했어요.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마음을 돌린 계기죠.” 이현이씨는 현재 파티오42 서래마을점을 운영 중이다.

파티오42는 올해 5개월 만에 6개의 매장을 오픈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모든 메뉴는 매장에서 직접 요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압구정 본점과 레시피도 똑같다. 사용하는 식자재 공급회사도 같다. 스테이크용 고기는 나주산 한우다. 특수채소는 가족이 운영하는 대전직영농장에서 공급받는다. 소스도 매장에서 직접 만든다. 커피도 매장에서 직접 로스팅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최상의 식재료를 통한 핸드메이드 요리인 셈이다.

 
이럴 경우 주방에 대한 중요도는 높아진다. 김영일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매장이 오픈하게 되면 주방인력은 본사에서 공급하죠. 본점에서 교육을 한 후 파견하는 형태죠. 추후에 문제가 생기면 가맹점주와 의논해 해결하고 있어요.” 아직까지 주방 문제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파티오42의 메뉴는 수시로 바뀐다. 파스타 종류만도 수십여가지. 모두 이탈리아 가정식 메뉴다. 핸드메이드 요리라서 메뉴를 업데이트할 때마다 직접 헤드셰프와 함께 가맹점을 돌며 가르쳐준다.

김영일 대표는 파티오42의 미래가 자신도 궁금하다고 말한다. “프랜차이즈의 특성인 대량생산, 대량공급은 아직도 고민 중이에요. 맛이 나오지 않아서죠. 현재는 모든 가맹점 케어가 가능하지만, 어디까지 가맹점을 오픈해줘야 하는지는, 저도 궁금해요.” 파티오는 스페인식 안뜰, 안마당을 의미한다. 42는 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에서 따왔다. 슈퍼컴퓨터가 인생에 대한 모든 해답이라고 말하는 수가 42다. 김영일 대표의 꿈은 파티오42가 아지트처럼 찾아서 고민을 해결하는, 답을 찾는 공간이 됐으면 하는 거다. 프랜차이즈 외식시장에 맛과 분위기를 갖춘 제대로 된 공간이 등장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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