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코스피 반등하려면…

▲ 미국ㆍ유럽 증시가 급반등세를 기록했지만 코스피는 1.32%(주간 수익률) 오르는 데 그쳤다.[사진=뉴시스]
글로벌 증시의 급반등에도 코스피는 1900선 초반에 머물러 있다. 문제는 투자심리다. 대외 불확실성은 완화됐지만 실적 불확실성이 심리를 억누르고 있다. 그러나 10월을 지나며 코스피의 발목을 잡았던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트리거(triggerㆍ방아쇠)는 기업의 실적 불확실성 완화와 국제유가 반등이다.

‘공포 국면’으로 내몰렸던 글로벌 증시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미국 기업의 실적 서프라이즈와 유럽 정책 기대감이 되살아난데다 유럽ㆍ중국 경제지표 개선세가 확인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글로벌 증시의 하락 변동성을 자극해 왔던 미국ㆍ중국ㆍ유럽발 불안 심리는 소강상태로 진입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코스피는 글로벌 증시 반등국면에서 소외됐다. 미국ㆍ유럽 증시가 급반등세를 보인데 반해 코스피는 1.32%(10월 셋째주 주간 수익률) 오르는 데 그쳤다. 장중 변동성도 여전하다. 대외 불안감이 완화됐지만 3분기 실적시즌 돌입과 함께 실적 불확실성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실적 결과에 따른 종목별 변동성이 코스피의 변동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10월 마지막주 이후 코스피의 반등이 기대된다. 발목을 잡아왔던 투자심리 개선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우선 실적시즌을 통과하며 실적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업종ㆍ종목별 밸류에이션ㆍ가격메리트 재평가가 예상된다. 또한 10월 29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계기로 통화정책 불안심리 완화, 위험선호도 개선이 뚜렷해지고 국제 유가 반등도 예상된다. 국제 유가의 분위기 반전은 신흥국 투자자에게 심리적 안도감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0월 28일까지 코스피 시가총액의 45.2% 에 해당하는 기업(61개)이 실적을 발표했다. 실적시즌 전반부의 결과를 보면 예상보다도 부진하다. 실적 서프라이즈 비율이 15%(쇼크 비율 32.5%)에 그쳤다. 3분기 실적부진이 글로벌 증시에서 코스피 소외 현상의 주된 원인이다. 하지만 10월 마지막주, 3분기 실적시즌 전환점을 통과하며 그동안 코스피를 억눌렀던 투자심리 위축양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이후 코스피는 대외 불확실성 외에도 실적에 대한 부담을 반영해 왔고, 그만큼 주가수준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이는 눈높이가 크게 낮아져 있음을 보여주는 동시에 3분기 실적시즌이 불확실성 완화의 계기가 될 가능성을 암시한다. 10월 마지막주가 실적 불확실성의 정점,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그 이유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우선, 화학과 자동차ㆍ부품 업종이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삼성물산ㆍ금호석유화학의 실적 서프라이즈, 삼성엔지니어링ㆍ롯데케미칼ㆍLG디스플레이ㆍSK하이닉스ㆍ KB금융지주ㆍ하나금융지주의 예상치 상회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코스피의 실적 하향조정세를 주도했던 수출주ㆍ경기민감주의 실적 쇼크 국면 탈피 가능성이 엿보이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적 불확실성 완화와 국제유가 반등

현대차의 경우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주가는 실적 발표 이후 급반등했다. 대림산업도 실적 쇼크에도 불구하고 반등세를 보였다. 실적 불확실성이 주가에 반영돼 온 만큼 실적 발표 이후에는 투자자의 안도심리가 더 크게 반영된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시장 전반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일부 수출ㆍ경기민감주에서 3분기 실적발표가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되고 있다.

실적 시즌 돌입과 함께 코스피의 실적 하향조정세도 빠르게 잦아들고 있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0월 초 28조4000억원에서 29조3000억원으로 증가했고,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도 115조3000억원에서 115조8000억원 수준으로 소폭 개선됐다. 투자자는 3분기 실적시즌을 실적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로 인식하고, 향후 실적을 재평가하고 있다. 물론 이런 변화가 추세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꾸준히 체크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나타나고 있는 실적 전망치 개선은 밸류에이션 매력도를 높이고, 코스피의 하단(1900선)에 대한 신뢰도를 강화해줄 전망이다.

매분기 실적 쇼크를 안겼던 업종에서 변화도 기대된다. 10월 이후 업종별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변화율은 본격적인 3분기 실적시즌 돌입 이후의 변화라는 점에서 투자심리를 읽을 수 있다. 업종별 변화율을 보면 증권, 하드웨어ㆍ장비, 화학, 운송, 디스플레이 등 12개 업종이 최근 코스피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개선을 주도했다. 특히 화학, 운송, 건설 업종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개선에 주목한다. 2012년 이후 매분기 실적쇼크를 안겼던 업종이기 때문이다. 3분기 실적시즌이 쇼크국면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들 업종의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개선은 앞으로의 기대감을 반영하는 동시에 실적불확실성 완화에 힘을 실어주는 긍정적인 변화다.

국제유가 반등 역시 투자심리 개선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다. 2003년 이후 국제유가와 코스피간 상관계수는 0.90을 기록했다. 유가와 주가간의 방향성을 나타내는 상관계수는 0을 기준으로 1에 가까울수록 같은 방향, 마이너스에 가까울수록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음을 의미한다. 최근 국제유가와 코스피가 부진하면서 중단기 상관계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국제유가와 코스피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11월 중 2000선 돌파 예상

코스피 주가 부진 중심에 화학ㆍ에너지ㆍ기계ㆍ비철금속 등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국제유가의 반등은 투자심리 개선의 트리거(triggerㆍ방아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제유가의 하락에는 공급과 수요 이슈가 있어 추세반전을 말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17주 만에 투기적 순매수 포지션이 증가했고, 10월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계기로 미국 통화정책 안도, 위험 선호도 개선이 기대된다는 점은 최근 급락한 국제유가의 반등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와 함께 유럽의 선별적 장기대출 프로그램(TLTRO), 중국의 경기부양책 등이 경제지표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10월 마지막주 실적 불확실성 완화와 국제유가의 반등이 맞물릴 경우 코스피의 반등 시도는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11월 코스피 2000선, 12월 박스권 상단(2100선)을 예상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위원 kmlee337@daish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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