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귀한 음식이 모두 건강에 좋은 건 아니다.[사진=뉴시스]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우리는 건강과 관련된 선택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 병원이나 약국에 가기도 하고 건강보조식품이나 비타민 보충제 앞에서 고민을 하기도 하며 보신保身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돈만 주면 건강을 주겠다’고 제안하는 이들이 넘쳐난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지만 이런 자들의 상업적 의도를 잘 판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건강을 망치고 애먼 돈까지 버릴 수 있다.

필자는 건강과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단 하나도 팔아본 적이 없다. 다이어트나 건강 관련 상품, 서비스를 홍보해 달라는 부탁도 많이 받았지만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필자는 상품을 알리는 사람이 아니며 건강과 관련된 일을 하지도 않는다. 다른 사람의 건강을 담보로 이득을 취하지 않겠다는 신념으로 올바른 정보만 알릴 뿐이다.

인간이 만든 상품이나 서비스로 우리 몸이 건강해진다고 여기지도 않는다. 자연에서 올라온 것도 마찬가지다. 한 뿌리에 수천만원짜리 산삼을 먹든 몇백원짜리 무를 먹든 우리의 몸에 미치는 영향은 크게 다르지 않다. 특정한 것을 먹고 병이 완치됐다는 것도 믿음에 불과하다. 이럴 땐 병을 얻은 자가 발병시점부터 행한 모든 행동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아마도 병을 얻은 후 술이나 담배를 줄이고 운동을 늘리거나 음식을 조절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노력들로 질병이 완치된 것이지 특정식품이나 성분이 질환을 치료한 게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가 몸에 유용한 것으로 알고 있는 ‘고단백질 식사’는 잘못된 상식이다. 어떤 형태의 단백질이라도 우리 몸에선 최종적으로 아미노산이라는 최소단위로 분해돼 아미노산 풀이라는 연못에 모인다. 의외로 이 연못은 크기가 크지 않아 자신 몸무게의 ㎏당 1g 정도면 하루에 필요한 양을 모두 채울 수 있다. 체중 70㎏의 성인이 하루 70g 이내의 단백질만 섭취하면 충분하다. 그 이상 섭취하는 단백질은 모두 체외로 배설된다. 문제는 이 단백질이 배설될 때 요산과 암모니아 단계를 거치므로 신장과 간에 무리를 준다는 점이다. 이는 우유의 과다섭취를 경계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우유는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의 함량이 너무 높아서다.

값이 비싸고 희귀한 것에 탐닉하는 행위 또한 어리석은 일이다. 희귀하다는 건 우리 몸이 받아들인 적이 많지 않다는 건데, 적응이 용이할지 의문이다. 건강을 위하는 척하며 주머니를 노리는 세태를 반영하듯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그리고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진다. 얼리어답터, 다시 말해 조기 수용자가 되지 않으면 왠지 다른 사람에게 뒤처진 듯하다. 그러나 모든 것들을 모두 ‘내것’으로 만들 순 없다. 무언가를 효율적으로 선택하고 싶다면 심사숙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이상적인 판단을 ‘나홀로’ 한다는 건 제아무리 전문가라도 불가능하다. 건강은 채우는 게 아니라 몸과 마음을 비우는 쪽에 가깝다. 몸에 좋은 무언가를 고려하기 전에 해롭던 것들을 끊는 게 먼저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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