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독식 막는 비법, ‘면적규제’
재벌 독식 막는 비법, ‘면적규제’
  • 강서구 기자
  • 호수 117
  • 승인 2014.11.20 11: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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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업 상생 위한 ‘홍종학 의원案’

▲ 국내 면세점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소 면세점의 입지는 여전히 열악하다.[사진=뉴시스]
2012년,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기업의 면세사업 독점을 막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일사천리로 통과됐다. 하지만 홍 의원은 법안 통과 1년만에 관련 법안을 다시 발의했다. 왜일까.

국내 면세업계는 롯데와 신라 두 대기업이 독식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총 매출은 6조8343억원이다. 이 가운데 대기업의 매출 비중은 5조6676억원으로 전체의 82.9%에 달한다. 대기업의 독식구조를 막고 중소 면세업체를 키워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홍종학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2012년 11월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때마침 불어닥친 경제민주화의 영향 덕분인지 이 법안은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시행령은 기획재정부가 만들었다. 시행령에 따르면 면세점 특허수의 20%를 중소ㆍ중견 기업에 주고, 대기업의 특허수는 60% 이상을 넘지 못한다. 또한 10년이던 특허기간을 5년으로 줄이고 턱없이 낮았던 특허료(대기업 기준)도 매출의 0.003% (30만분의 1) 수준에서 0.05%로 인상했다.

하지만 이 시행령이 대기업의 독식 구조를 막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문제는 특허수 규제에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면세시장엔 36개 면세점이 운영되고 있다. 이 가운데 대기업의 차지한 면세점 수는 19개으로, 전체의 52.8%다. 하지만 매출은 전체의 82.9%를 차지하고 있다. 면세점 특허수를 규제했지만 넓은 매장을 가진 대기업의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은 셈이다. 재벌 면세점의 매장 면적 확장을 통한 독식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얘기다. 홍 의원은 “구체적인 내용을 정부 시행령으로 위임했는데 정부가 입법 취지의 근간을 왜곡했다”며 “비율 규제의 기준을 면세점 면적이 아닌 특허수로 하면서 재벌 기득권을 옹호하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홍 의원은 법안 발의 1년 만인 지난해 11월 대기업 면세점의 규제를 강화하는 ‘관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다시 발의했다. 법안의 내용은 이렇다. 면세점 특허시 면적을 기준으로 중소기업에 30%, 한국관광공사를 비롯한 공기업에 20%를 할당해 재벌기업의 면세점 비중을 50%로 낮췄다. 또한 모든 면세점 특허에 제한경쟁입찰을 도입해 재벌기업과 함께 중견기업을 견제하도록 했다. 이는 중소ㆍ중견기업에만 입찰을 허용한 면세점에 외국계 기업이 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지난해 10월 김해공항 면세점에 세계 2위 업체인 스위스 ‘듀프리’가 ‘듀프리토마스줄리코리아’라는 중견기업으로 입찰에 참여해 낙찰을 받아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따라 중소ㆍ중견기업에 부여했던 특허 비율범위에서 중견기업을 제외했다. 마지막으로 모든 면세점에 중소기업 제품을 30% 이상 판매하도록 해 중소기업과 중소기업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허수 규제의 맹점 해소해야”

법안은 1년째 국회 조세소위원회에서 심사 중이다. 하지만 법안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정부와 대기업 면세점은 면적 축소분을 중소기업과 관광공사 등이 흡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 중소기업과 관광공사가 차지하고 있는 면세점 면적이 각각 3.84%, 6.79%에 불과하다는 이유에서다. 대형 면세점의 사업 규모 축소가 관광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2012년 전국 13개 광역자치단체에서 중소ㆍ중견기업을 대상으로 면세점 신규 특허 부여하기로 했지만 4개 업체가 사업을 포기했다”며 “시장의 성격과 현실적인 여건 등을 고려한 상생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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