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사회생활을 하면서 체중을 관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사진=더스쿠프 포토]
필자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몸무게를 잰다. 보통 새벽에 일어나 체중계에 올라간다. 1주에 한번은 허리둘레도 확인한다. 당연한 얘기지만 체중이 증가한 날은 허리둘레도 늘어난다. 몸무게를 재는 습관이 생활화되면 1㎏ 단위로 체중을 맞추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필자의 경우, 배를 손으로 만지고 거울로 보면 몇 ㎏이 늘고 줄었는지 알 수 있다. 체중은 우리가 먹은 음식의 양과 열량을 그대로 반영한다. 예외를 두지 않아 얄미울 정도다. 물론 근육량의 증가로 체중이 늘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오늘 섭취한 에너지의 양이 우리를 절망하게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평범한 성인 한명을 예로 들어보자. 그가 오늘 하루 몸은 가만히 두고 입에 맞는 음식을 양껏 즐겼다면, 근육은 감소하고 지방과 수분의 양은 증가했을 것이다. 이후 집에 와서는 배가 부르니 따뜻한 거실에 주저앉아 TV 리모컨을 찾아든다. 냉장고에서 시원한 맥주를 꺼내 땅콩과 함께 입가심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제 남은 일은 내일 아침 증가한 몸무게를 확인하는 일뿐이다.

나이가 들수록 체중을 관리하기 어려운 생활 패턴을 갖게 된다. 인간관계의 폭은 넓어지고 내 몸의 체중을 지켜내는 기초대사량은 급감하기 때문이다. 술자리로 이어지는 불필요한 만남을 자제하고, 먹는 음식을 관리하지 않으면 체중을 관리하는 게 쉽지 않다. 배가 나왔다는 것은 미적 문제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우리 몸에 문제를 야기한다. 우리 몸은 들어오고 나가는 게 원활해야 한다. 그런데 소화기관의 중심인 배 속 장기가 내장지방에 둘러싸여 압박을 받으면 이런 순환이 잘 이뤄지지 않는다.

뱃살의 무게로 인한 물리적 압박은 잠을 잘 때도 예외가 아니다. 무거운 이불을 덮고 잠 잘 때의 답답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을 것이다. 과도한 뱃살로 인해 장의 연동운동이 방해를 받거나 위문이 열려 위산이 역류하기도 한다. 남성의 경우, 과도한 지방으로 인해 전립선이 압박을 받으므로 호르몬 분비나 성기능에 악영향을 끼친다. 우리 몸은 멈추거나 눌리면 신체 내 균형이 깨진다. 이는 생명체의 기본 속성인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치명적이다. 결국 뱃살이 늘어남과 동시에 우리 몸은 생명과는 반대 방향으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자존감을 회복하고 삶의 활력을 찾기 위해선 먼저 배 속의 지방부터 없애야 한다. 중년 남성도 배만 날씬하면 얼마든지 젊은 친구들 못지않은 패션 감각을 뽐낼 수 있다. 그렇다면 뱃살을 없애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윗몸일으키기를 하는 것일까. 아니면 새벽부터 나와 찬바람을 맞으며 달리는 것일까. 모두 틀렸다. 뱃살을 도로 집어넣기 위한 우선순위를 잘못 정했다. 뱃살을 빼기 위해 그동안 겪었던 시행착오는 다음호에서 정리하기로 하자.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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