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경제5단체장 설왕설래

▲ 2015년 2~3월 경제5단체장의 임기가 만료된다. 왼쪽부터 김영배 경총 부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한덕수 무역협회 회장,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허창수 전경련 회장. [사진=뉴시스]
국내 경제5단체장의 임기가 내년 2~3월 동시에 끝난다. 그러나 이후 상황은 각기 다르다. 회장직을 맡을 이가 없어 몇 달째 공석인 단체가 있는가 하면 회장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곳도 있다. 자연스럽게 연임하거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회장직을 수락하는 단체도 있다. 2015년 경제5단체를 이끌 수장은 누가 될까.

“회장직을 맡을 이가 없어 몇 달째 공석인 단체가 있다.(경총) 반면 회장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중소기업중앙회) 자연스럽게 연임하거나(무역협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회장직을 수락하기도 한다.(전경련)” 내년 2~3월 전국경제인연합회ㆍ대한상공회의소ㆍ한국무역협회ㆍ한국경영자총협회ㆍ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5단체장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된다. 그러나 회장을 선임하는 데 있어 상황은 각기 다르다.

‘재계의 본산’인 전경련은 허창수 회장(GS그룹 회장)의 3연임 여부가 핵심 포인트다. 허 회장의 임기는 내년 2월 끝난다. 허 회장은 2011년 2월 전경련 수장에 올랐다. 이후 2013년 3월 한 차례 연임했다. 허 회장이 3차례 전경련 회장을 맡을지는 관측이 분분하다. 우선 차기 후보가 마땅치 않아 허 회장이 다시 회장직을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3연임은 하지 않을 거라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린다. 2013년 연임을 했을 때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었고, 한번 그렇게 했으면 제 역할은 다 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10대 그룹에 속하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또한 전경련 부회장단 중 연장자로 꼽히는 이준용 대림산업 명예회장 얘기도 나온다. 전경련 관계자는 “전경련 회장 선임은 전적으로 회장단에서 결정하는 사안이고 현재 나오는 얘기들은 단순히 예측일 뿐이지 누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며 “내년 2월 이사회 총회가 열리니 1월 말은 돼야 회장단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박용만 회장(두산그룹 회장)의 연임이 확실시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7월 회장에 올랐다. 대한상의 회장 임기는 3년이지만 현재 박 회장은 전임 손경식 회장(CJ그룹 회장)의 잔여 임기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내년 3월 임기가 끝난다. 그러나 박 회장은 당초 대한상의를 한 번 더 이끈다는 공감대를 가지고 회장으로 추대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내년 3월 기업 대표 100명으로 구성된 대한상의 의원 총회가 열려야 확실히 알 수 있지만 이변이 없는 한 박용만 회장을 추대하는 쪽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무역협회 역시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2012년 3월 무역협회 수장에 오른 한덕수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그러나 한 회장의 연임이 우세해 보인다. 현재로선 그보다 뛰어난 인물을 찾는 게 쉽지 않아 보인다.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무역협회 회장이 갖춰야 할 조건은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무역협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우선 규모가 어느 정도 있는 대표성을 지닌 기업 수장이어야 한다. 관료 출신이라면 경제ㆍ무역 분야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특히 무역협회의 목적이 국내 기업의 해외 시장 확대인 만큼 국제적인 감각이 뛰어나야 한다. 또한 회원 기업 전체를 아우르고, 정부와 소통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다.”

허창수 회장 3연임 가능성 솔솔

회장 선임에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단체는 경총이다. 경총은 2014년 2월 이희범 회장이 물러난 이후부터 현재까지 회장직이 공석이다. 현재 김영배 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경총은 내년 2월 총회를 개최하고, 회장을 뽑을 예정이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경총은 다른 경제단체와 성격이 다르다. 전경련은 대기업을, 대한상의는 보다 넓은 측면에서의 기업을, 중소기업중앙회는 중소기업을, 무역협회는 수출기업을 대표하고 지원하는 단체다. 하지만 경총은 기업(사용자 측)의 노사 문제를 다룬다. 이 과정에서 노조와 갈등이 빈번해 그룹 총수가 경총 회장을 잘 하려 하지 않는다. 자칫하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기업 노조와의 갈등으로 번질 수 있어서다.

경총 44년 역사 중 회장이 5명뿐이었다는 점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경총 회장의 임기는 2년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통상임금ㆍ근로시간 단축 등 노사 현안이 산적해 있는 현 상황에서 그룹 총수가 경총 회장을 맡기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다른 경제단체장과 달리 경총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회장 선출에 항상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총 회장을 뽑는 데 어려운 이유로 ‘투명성 부족’을 꼽았다. “경총은 노사관계라는 단체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회장이 노조의 타깃이 된다. 그가 만약 도덕적으로 결점이 있다면 노조와 협상할 때 공격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현재 비자금 조성, 배임ㆍ횡령 등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그룹 총수가 너무 많다.”

 
사실 이희범 전 회장이 물러난 직후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이 거론됐다. 하지만 모두 고사했다. 이후 “총수가 아닌 전문경영인은 어떻겠냐”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희범 전 회장을 제외한 4명이 그룹 총수였지만 꼭 그래야 한다는 조건은 없다. 그러나 마땅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 현재 경총 안팎에선 김영배 부회장의 역할 확대가 거론된다. 경총의 경우, 회장은 대외적인 역할에 집중했고 실질적인 업무는 사무국이 처리했다. 이를 김영배 부회장이 맡아서 했고 그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은 어떻겠냐는 얘기다. 대신 그룹 총수로 구성된 부회장단이 경총 대외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1인 회장의 역할을 부회장단으로 분담한다는 게 핵심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회장 자리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 2007년 3월에 회장에 오른 김기문 회장(로만손 회장)은 내년 2월 임기가 끝난다. 그는 한 차례 연임했다. 중기중앙회 회장의 임기는 4년이고,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경제5단체 중 유일하게 경선을 통해 회장을 선출한다. 단 회장 선거에 나가기 위해선 중소기업중앙회 정회원 578명 가운데 10분의 1 이상의 추천을 받아야 한다. 후보자 추천은 내년 1월 17일부터 받는다. 현재 김용구 전 중기중앙회 회장, 박성택 아스콘연합 회장, 박주봉 철강구조물조합 이사장, 서병문 주물조합 이사장, 윤여두 농기계사업조합 이사장, 이재광 전기조합 이사장, 정규봉 정수기조합 이사장, 한상헌 농기계조합 이사장 등 8명이 출마 의사를 밝혔다.

경총, 공석 언제까지 이어질까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경총 회장 출마를 선언한 8명이 모두 10% 이상의 추천을 받지는 못 한다”며 “중복 추천이 불가능해 한 사람이 10~20%를 받는다고 보면, 최종 4~5명이 경선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후보자 등록이 완료되면 합동 연설회를 진행한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후보자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운동만 잘하면 회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후보자 정책 토론회 등 검증시스템을 보완해 300만 중소기업을 대변할 수 있는 능력 있는 회장을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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