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유통채널 추천株

전통 유통업태의 침체기가 길어지고 있다. 유례 없는 경기침체로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가 늘어나서다. 해외직구 영향도 있다. 하지만 이런 침체를 극복할 만한 솔루션은 있다. 트래픽(고객)을 유도해 ‘마진’ 높은 상품을 팔면 된다. 이런 전략을 쓰는 유통업체들은 성장할 공산이 크다. 유통 애널리스트들은 현대백화점ㆍ신세계푸드ㆍ아이마켓코리아ㆍCJ오쇼핑을 그런 기업으로 손꼽는다.

▲ 유통업체의 성공은 매력적인 유통채널을 통해 제품을 파느냐에 달려 있다.[사진=뉴시스]
올해도 기적은 없었다. 지난해에 이어 전통 유통업태의 고전이 두드러졌다. 대형 유통사의 부진한 실적은 국내 경기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걸 방증한다. 백화점은 경기침체 대응방안으로 ‘아울렛 확대’와 ‘백화점 고급화 전략’을 내놨다. 대형마트와 홈쇼핑은 변화한 소비자 구매패턴에 대응해 온라인ㆍ모바일 쇼핑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편의점, 식자재 유통업체들은 PB(Private Brand) 상품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제조는 물론 브랜드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물론 이런 전략이 곧바로 실적으로 연결되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각 기업의 중장기 기업가치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만은 확실하다. 이들 업체의 중장기 비전 매력도를 판단하기 앞서 유통업 수익구조의 기본을 살펴보자. 대형마트와 하이마트 같은 가전양판점처럼 재고를 매입한 후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를 제외하면 유통업체의 매출총이익률은 입점업체로부터 받는 판매수수료율과 동일하다. 일반적으로 보면 매출총이익률에서 영업이익률 수준이 결정된다.

수수료(마진)를 높게 받는 유통채널의 영업이익률이 높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같은 채널이라도 상품 카테고리별로 수수료율이 다르다.  예를 들어 패션잡화는 35~40%, 대형가전은 7~15%다. 결국 유통업체들의 성장과 수익은 트래픽(고객)을 유도해 ‘마진율’이 높은 상품의 판매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 쉽게 말해 유통업의 수익성은 고마진 상품을 고마진 채널에서 판매할수록 극대화된다. 트래픽(고객), 마진율을 높이는 방식은 업태ㆍ업체별로 다르다.

성장과 수익의 연결고리를 찾는 게 중요하다. 그렇다면 유통업태ㆍ업체별로 트래픽을 유도하는 방법은 뭘까. 백화점 업태는 과거 대비 고마진 상품 판매비중이 감소하고 있다. 백화점 업체들이 아울렛ㆍ복합쇼핑몰 출점을 통해 트래픽 유도를 꾀하는 이유다. 대형마트는 온라인ㆍ모바일 채널을 강화해 고객을 유도하고 PB상품과 패션MD의 강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꾀하고 있다. 편의점 업태는 성장이 더디다. 최근 경쟁 출점에 따른 가맹점주 상생문제와 부닥치며 일시적으로 출점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들이 담배 비중을 축소하고 FF(Fresh Food)와 PB 상품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을 내놓은 이유다.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식자재유통사와 홈쇼핑 사업자들은 외적 성장전략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수익성을 동시에 개선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유통업체들이 성장과 수익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성장전략이 성공적이라면 수익성은 저절로 따라오게 마련이다. 이런 면에서 유통업 최선호주로는 현대백화점ㆍ신세계푸드ㆍ아이마켓코리아ㆍCJ오쇼핑을 꼽을 만하다.

현대백화점을 최선호주로 뽑은 이유는 매력도가 높은 상권에 출점을 앞두고 있어서다. 점포 확대를 통한 성장이 추후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일단 고급 상권에 위치한 현대백화점의 기존 주요 점포들이 견조한 매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지난해부터 위탁운영하고 있는 하이힐아울렛(현 현대아울렛 가산점) 역시 전년 대비 30% 이상 성장하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신규 출점도 줄줄이 앞두고 있다. 김포 프리미엄아울렛은 내년 출점이 예정돼 있다.

수도권 북부 지역의 프리미엄 아울렛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교ㆍ가든파이브ㆍ송도 등에도 아울렛과 복합쇼핑몰 출점이 예정돼 있다. 이 회사의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조 1719억원, 4226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보다 각각 7.2%, 14.8% 늘어난 추정치다.  홈쇼핑 역시 제7홈쇼핑, 모바일 경쟁 등으로 실적이 불확실하다. 하지만 CJ오쇼핑은 TV홈쇼핑 상품을 모바일 등 여러 채널을 통해 판매,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오프라인 또는 PC기반 인터넷쇼핑몰 이용객이 모바일로 빠르게 이전한 데 따른 전략으로 보인다. CJ오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소폭 감소했다. PB상품과 모바일 강화를 위한 마케팅 비용 부담, 중국ㆍ인도 해외법인 부진도 실적에 악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내년 수익성은 다소 개선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베트남ㆍ필리핀ㆍ일본 법인이 흑자 턴어라운드를 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2012에 론칭했던 PB상품들이 3년차를 맞이하며 정상 궤도에 올라선 것도 기대감을 높인다.
 
 
모바일 채널에서의 저마진 상품 축소 전략도 내년엔 성과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  전략도 나름 날카롭다. CJ오쇼핑은 TV와 모바일간 옴니채널을 바탕으로 CJ오쇼핑의 단독상품을 중심으로 고객 재구매율을 끌어올리는 데 힘을 집중하고 있다. 무차별한 모바일 채널 강화보다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꾼 셈이다.  식자재 유통업체 중에선 신세계푸드가 가장 눈길을 끈다. 신세계푸드는 12월 1일을 기점으로 신세계SVN(구 조선호텔베이커리)과 합병했다.  신세계SVN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50억원, 54억원이었다.

트래픽, 고마진 상품 잡아야

이 회사는 이마트ㆍ스타벅스 등 신세계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매장 내에서 브랜드 베이커리 사업을 직접 운영하거나 베이커리 도매 공급을 담당하고 있다. 신세계SVN은 이마트와 편의점 위드미에 베이커리 PB제품 공급을 늘려갈 계획이다. 신세계푸드는 이제까지 이마트에 수입 농수산물을 단순 공급하던 역할에서 PB제품 위주의 HMR(가정간편식) 제조 역량을 강화하고 외식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에는 충북 음성 2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PB식품 전용 설비를 확보함에 따라 관련 매출이 크게 뛸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푸드는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중장기 전략을 확고히 하고 있다. 아이마켓코리아도 주목할 만하다.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올해 대비 각각 18.9%, 30.4% 증가한 3조4540억원, 76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아이마켓코리아는 2016년까지 삼성계열사로부터 2조원 이상의 MRO 관련 수주를 보장받고 있다. 안정적인 수익창출원을 바탕으로 비非삼성 물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데, 내년엔 올해 대비 약 25% 증가할 전망이다. 지난 10월 오픈형 MRO 쇼핑몰인 아이마켓이 인터파크의 인터넷쇼핑몰에 입점한 것도 호재다. 아이마켓은 폐쇄형 B2B(기업간 거래) 사업과 달리 개방형 쇼핑몰을 통해 일반 기업을 대상으로 사무용품이나 산업자재 전문용품을 공급하는 채널이다. 아이마켓코리아는 개방형 쇼핑몰을 통해 비삼성 물량 증가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 seo.jung-yeon@shinyoung.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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