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유통 트렌드

▲ 똑똑한 소비자(Bright Customer), 왕성한 모바일결제(Active Mobile Payment), 슬로 라이프(Slow Life) 등이 2015년 국내 유통산업을 이끌 트렌드 키워드로 뽑혔다. [사진=더스쿠프 포토]
2015년 대한민국 유통트렌드의 키워드는 ‘브라보(BRAVOs)’다. 이 키워드엔 6가지 의미가 숨어 있다. 유통트렌드 연구기관 ‘김앤커머스’가 분석한 2015년 대한민국 유통키워드인 브라보의 비밀을 풀어봤다. IT와 모바일을 활용, 슬로라이프를 즐기면서 도시생활을 영위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게 핵심이다.

◆ Bright Customer(똑똑한 소비자) = 사물인터넷, 발 빠른 검색, 위치기반 서비스, SNS 등의 발달로 인해 지구 역사상 가장 똑똑한 소비자가 등장하고 있다. 스마트폰 하나로 밖에서 집 안에 있는 세탁기를 돌리고, 보일러 전원을 켜 집을 따뜻하게 한다. 무선청소기를 조종해 집안 청소도 할 수 있다. 냉장고가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알려주면 곧바로 특정 식재료를 주문할 수도 있다. 해외 직구(직접구매)를 즐기는 소비자가 SNS와 스마트폰을 이용해 각종 할인 정보를 섭렵하고, 해외쇼핑몰에서 할인되는 신용카드 정보와 관세를 미리 알아보는 것은 기본이다. 디스플레이가 발전해 TVㆍ태블릿 PCㆍ스마트폰 외에 냉장고ㆍ식탁 등 모든 평면이 정보 수발신 기능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전 세계 모든 제조사는 똑똑해진 소비자를 잡기 위해 최고의 노력을 기울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브랜드 로열티와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직관을 건드려 사회공헌으로 유도하는 고차원적 제품판매 마케팅을 펼치는 회사가 늘어날 것이다.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계단에서 피아노 소리가 나도록 설계해 에스컬레이터 대신 기꺼이 계단을 이용하게 만든 사례는 대표적이다. 거리에 농구골대 모양의 쓰레기통을 설치해 거리의 쓰레기 수거율을 높이는 프로모션을 벌인 나이키도 좋은 예다. 즐겁고 신나는 체험을 통해 구매를 이끄는 게 핵심이다. 사회공헌과 연결하면 금상첨화다.

 
◆ Rare Effort Commerce(수고 덜어주는 커머스) = 소비자의 쇼핑 수고를 덜어주는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commerce)가 진화하고 있다. 시간과 경비를 줄이면서 경제적으로 쇼핑을 할 수 있는 세상으로 진입하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은 ‘아마존 대시(Amazon Dash)’를 개발해 한 번의 클릭만으로 주문이 이뤄지는 바코드 스캐너를 개발ㆍ판매 중이다. 조그만 막대기 모습을 한 이 기기를 통해 할 일 많은 초보 주부들은 일손을 한결 덜 수 있다.

가령 기저귀가 필요하면 기기에 대고 “기저귀”라고 말하면 주문이 완결된다. 제품의 바코드를 스캔해도 쇼핑이 끝난다. 지금은 생필품 위주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지만 머지않아 아마존과 아마존 프레시, 아마존닷컴의 수백만가지 제품이 이 서비스를 실시할 것이다. 여기에 ‘드론’이라 불리는 무인항공배달 서비스가 선을 보이면서 오지에서도 주문한 제품을 쉽게 구입ㆍ사용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 직관 건드려야 산다”

또한 이베이가 선보인 터치스크린형 팝업스토어인 ‘쇼퍼블 윈도(shoppable window)’가 상용화되면, 기존 매장이라는 개념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생활비가 많이 들어가는 주요 도시에 살아야 할 이유가 점점 없어질 것이고, 소비자의 커머스 형태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상이 점점 복잡해질수록 정보는 넘치게 마련이다. 최근 온라인몰이 다양한 제품 속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아 헤매는 소비자를 위해 ‘큐레이션 커머스(curation com merce)’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큐레이션 커머스는 큐레이터가 작품을 선별해 전시, 관객에게 설명하듯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품을 골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당연히 소비자는 쇼핑의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Active Mobile Payment(왕성한 모바일 결제) = 제품을 비교하고, 구매 후 결제를 위해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것을 싫어하는 소비자를 위해 오프라인 매장에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된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태블릿 PC와 스캐너를 단 쇼핑 카트가 출시됐다. 여기엔 제품 정보, 할인 쿠폰, 이동에 따른 칼로리 소모량이 표시된다. 위치기반 서비스까지 추가되면 소비자가 지나가는 길에 있는 매장으로부터 바로바로 할인 이벤트 정보가 표시된다. 또한 인터넷이 연결돼 구입하고자 하는 품목의 가격을 비교할 수 있다. 당연히 카트에 부착된 스캐너를 이용해 구입ㆍ결제가 가능하다.

 
구매 과정상의 편리성과 더불어 온ㆍ오프라인상 결제도 간편해진다. 모바일 쇼핑족은 3년 사이 30배나 늘었다. 스마트폰을 통한 금융거래가 일상화되면서 모바일 간편결제 시장이 거대 IT기업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다. 중국의 대표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가 만든 ‘알리페이’는 쉽고 빠른 결제 방식을 앞세워 자국의 모바일결제 시장을 휩쓸었다. 이후 국내 전자결제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한국은 이른바 ‘천송이 코트’처럼 중국 등 해외에서 대히트를 친 한류제품을 사고 싶어도 마땅한 결제 시스템이 없어 해외 고객을 놓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시장 분위기를 읽은 다음카카오는 모바일금융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 삼성전자는 ‘삼성월렛’을 준비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불꽃 튀는 전쟁이 예상된다.

◆Value Concentrated Sharing Retail (가치 중심의 공유경제) = 매년 80% 이상 성장하는 메가트렌드 시장인 ‘공유경제’는 현재진행 중이다. 물론 시초는 북미와 유럽이지만, 우리나라에서 꽃을 피울 수 있는 비즈니스 영역이라고 여겨진다. 넓지 않은 땅덩어리에 세계 최고 수준의 모바일 네트워크와 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하고, 공유경제의 주이용객인 20~40대가 가치 중심의 합리적인 소비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개인 소유를 기본 개념으로 하는 전통 경제와 대비되는 개념인 ‘공유경제’는 집ㆍ차 등 자산은 물론 지식ㆍ서비스 등을 나눠 쓰는 합리적 소비, 새로운 가치 창출을 구현하는 경제를 뜻한다. 2015년부터 유통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면접 때 한 번 입는 고급 정장을 돈 주고 사는 불편함을 없애주는 리테일 서비스, 몇번 가지 않는 고급호텔 만찬을 위해 고급 파티복을 빌려주는 서비스 등 구입하는 대신 빌려서 사용할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다.

공유경제, 전통적 비즈니스와 충돌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공유시스템인 남는 방을 공유하는 에어비앤비, 놀고 있는 차량을 이용하는 우버 등도 대표적인 사례다. 반면 한국은 규제 일변도로 공유 비즈니스를 막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나 다가오는 새벽을 막을 수는 없다. 공유경제가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이루면 기존 전통적인 비즈니스와 충돌할 수 있다. 그러나 선의의 경쟁을 통해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정부는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공정한, 불합리한 문제를 해결해주면 된다.

◆Omni Channel(옴니 채널) = 최근 국내 유통 대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옴니채널(Omni channel)’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고 밝히고 있다. 유점포와 무점포의 모든 업태를 갖춘 대한민국 유통 대기업으로선 당연한 전략이다. 소비자의 구매행위를 유발하는 모든 판매 채널을 연결해 언제 어디서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채널관리 방식이 발전할 것이다.

▲ IT와 모바일을 활용해 편하고 합리적인 쇼핑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2015년 유통산업 전망’을 보면, 온ㆍ오프라인을 동시에 이용하는 ‘옴니채널 소비’가 2015년 소비를 이끌 핵심 키워드로 꼽혔다. 미국과 유럽은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서 옴니채널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 또한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이 발전하고, 드론 등 신개념 물류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소비자가 보다 편리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옴니채널이 국내 유통시장에 자리 잡기 위해선 선결과제가 있다. 바로 ‘신뢰’라는 기본적인 요소다. 단품관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바로 채널간 정보전달에 문제가 발생하게 될 것이다. 아무리 편리한 옴니채널 시스템을 구축했다 하더라도 모든 구매과정의 마무리는 사람에 의해 이뤄진다. 옴니채널 시스템보다 이를 이용하는 사람이 우선이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Slow Life(느린 삶) = 2015년은 패스트(fast)라는 개념에 도전하는 해가 될 것이다. 아무리 IT가 발전하고, 모바일 기술이 발전해도 이젠 하나하나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할 시기다. 먹는 음식, 구매하는 IT제품, 주말이면 즐기는 쇼핑활동, 즐겨 입는 패션제품, 늘 보던 TV도 전부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명해야 한다. 실제로 이런 소비자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온오프라인 경계없이 쇼핑 즐겨

아무도 볼 것 같지 않았던 시골이야기인 ‘삼시세끼’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바쁜 도시일지라도 슬로라이프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이 됐다. 음식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식사를 즐기는 슬로푸드 문화가 더욱 확대될 것이다. 바쁘기만 하고 거의 실속이 없던 우리네 라이프스타일에 일대 변혁이 올 것이다.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슬로라이프 중심형 소비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느림, 멈춤, 단순, 되돌아보기 등은 슬로라이프의 핵심 키워드다. 2015년은 불황과 경쟁에 지친 도시 소비자가 슬로라이프를 즐기기 위한 반향적 소비를 주도하는 해가 될 것이다. 물론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똑똑한 소비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경계없이 자유로운 나비처럼 이 업태, 저 업태를 날아다니며 쇼핑을 즐길 수 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 tigerhi@naver.com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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