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 한국인의 술집착은 비만의 원인이다.[사진=뉴시스]
한때 ‘간 때문이야’라는 간장약 광고가 유행했다. 약을 팔아먹기 위해 그런 광고를 했겠지만 중년의 똥배가 간 때문인 것은 맞다. 간이 지방대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체중의 증가는 불 보듯 뻔하다. 주로 배꼽을 중심으로 쌓이는 구심성 지방은 간 기능이 회복되지 않는 한 절대 빠지지 않는다. 술과 기름진 음식에 혹사당한 간이 파괴된 자신의 세포를 복구하고 생긴 염증을 스스로 치료하도록 휴식기를 줘야 한다. 우리가 휴가를 가듯 간도 쉴 시간을 줘야 하는데 우리는 휴가를 가서도 술을 마시며 간을 혹사한다. 우리가 간 탓을 할 때 간도 우리 탓을 할 것이다.

우리 스스로 간을 위해서 양보하고 자제할 시기가 다가왔다. 연말이 눈앞에 다가왔고 생뚱맞은 불금(불타는 금요일)이란 단어가 유흥을 부추긴다. 모임에 나가든 누구를 만나든 우리는 먹을 것과 마실 것에 유달리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모임의 취지가 전도돼 교류나 우정의 장이 아닌 음식점 품평회가 돼버리곤 한다. 개인끼리의 술 약속은 양을 전제로 한다. 늘 간단하게 한잔하자고 하지만 나중은 창대해지는 결과로 끝이 난다. 전화로 몇분이면 끝낼 수 있는 대화를 이유로 밤새 술자리를 가진 후 새벽에 귀가하기도 한다.

여성의 관능미, 남성의 야성적 매력이 소멸되는 건 나이 때문이 아니라 무절제한 생활습관에 기인하는 것이다. 관리할 자신이 없으면 핑계라도 자제하자. 절제하며 관리하는 자에겐 세월도 더디게 다가온다. 음식에 대한 집착은 성공적 다이어트의 지속성을 방해한다. 다이어트에 성공한 뒤 그 보상 차원에서 무엇을 먹을가를 고민한다면 이미 실패한 다이어트다.

필자가 해외사례까지 수집하면서 공부한 끝에 얻은 다이어트의 결론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우스운 것은 음식ㆍ술 등 식이 관련 강의를 열심히 들은 청강자들의 태도다. 강의가 끝나고 저녁시간이 되면 기다렸다는듯 술자리로 몰려간다. 강의가 끝난 후 주최 측에서 마련한 식사자리는 참 난감하다. 기름지게 차려진 음식들과 술들이 비만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필자의 눈치를 보거나 무얼 먹나 살펴본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강의 후 주최 측이나 청강자들과 식사하는 일을 극도로 꺼린다. 돌아오는 길에 한적한 곳에 차를 대고 저녁노을을 바라보며 혼자 도시락을 먹곤 한다. 뷔페식당에선 불편하다며 필자의 옆자리를 꺼리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사람들이 맛있게 느끼는 음식은 필자의 입에도 맞는 법이다. 중요한 건 관리다. 하지만 관리의 힘은 보상으로부터 나온다. 보상의 기회조차 관리를 염두에 두고 거부한다면 그처럼 비참한 삶이 어디 있겠는가.

반대로 무절제한 식습관을 유지한 사람이 또다시 음식을 놓고 탐닉한다면 그것은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은 애당초 잘못된 식습관이, 한국인은 술과 음식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비만의 원인이다. 그 집착과 각종 모임들이 만나는 시기, 곧 연말이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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