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기대여명이란 용어가 있다. 특정 나이에서부터 앞으로 더 살아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간을 의미한다. 최근 올해 41세의 한국인은 평균 83세까지 산다는 통계청 조사 결과가 나왔다. 74년생 한국인이 앞으로 42년을 더 산다는 것이다. 살아온 만큼 살 날이 남았단 얘기니 그들은 겨우 인생의 절반을 산 셈이다. 고령자들의 생존율이 높아지면서 기대여명 또한 점진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장수가 축복이 될지, 경제적 고통과 병마에 시달리는 인고의 세월이 될지는 불확실한 일이다.
 

▲ 자녀의 비만 원인을 제공하는 장본인은 다름 아닌 부모다.[사진=뉴시스]

물론 유전적 요인이 장수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그래서 단명하는 집안의 자손인 필자는 두가지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 첫째는 명 짧은 집안이란 생각이라는 포기의식으로 무절제하게 망가지는 경우다. 둘째는 선친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경각심을 가지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철두철미하게 지키는 것이다. 첫째 자세는 단명하는 집안의 전통을 후손에게 물려줄 공산이 크다. 둘째 자세는 후천적 노력이 유전적 요인을 압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누군가에게 줄 수 있다.

그렇다고 장수하는 집안의 후손이 건강에 자만심을 가져도 괜찮다는 건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섭생이다. 우리 땅에서 제철에 나는 재료로 정성을 다해 음식을 만들어 먹던 전통적 식습관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시대에 따라 문화와 환경이 달라지듯 식생활도 어쩔 수 없게 변하게 마련이다. 필자는 ‘걸인이나 음식을 들고 다니며 먹는 것이다’는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다. 지금도 전철에서 깍두기처럼 썰어온 과일 간식이라도 먹을라치면 왠지 미안해 주위의 눈치를 보게 된다.

그러나 이제는 먹는 게 보편적 습관처럼 돼버린 시대다. 싱가포르처럼 열대과일 두리안을 공공장소에서 먹으면 처벌 받는 나라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것은 특수한 사례일 뿐이고 이젠 누가 어디서 무얼 먹든 개의치 않는다. 가족끼리 모여 앉아 묵묵히 식사를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식습관이 변하면서 식당의 구조나 형태도 폐쇄적 공간에서 개방적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걷거나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며 먹는 등 두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은 기본이다. 복합쇼핑공간의 푸드코트나 패스트푸드점들을 보면 개방되거나 외벽이 투명한 통유리로 돼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중의 음식 선호가 어떤지 파악하는 게 쉬운데 어른이며 아이들이 서구식 식습관에 젖어 있으며 젖어가고 있음이 분명하다. 파스타나 스테이크를 먹고 후식으로 푸딩이나 컵케이크를 달달한 커피와 함께 마신다.

점점 더 여성들의 식습관이 어린이와 닮아가는 경향이 있다. 엄마가 자녀들과 햄버거를 먹으며 콜라를 마시는 모습은 주변에 흔하다. 패스트푸드의 해악이나 정크 드링크의 유해성에 관심을 갖고 서구식 식습관이 일상이 되지 않도록 자제해야 한다. 자녀들에게 비만의 원인을 제공한 자도, 그 비만을 해결할 책임을 진 자도 부모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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