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부품값 고공행진

▲ 국내에서 팔리는 수입차 부품 가격이 미국·독일 등 해외보다 최대 2.3배 비싼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뉴시스]
수입차의 비싼 부품 가격이 도마 위에 올랐다. 소비자시민모임은 수입차의 부품값이 해외보다 최대 2.3배 비싸다고 밝혔다. 수입차가 폐쇄적인 유통구조를 구축, 고가 전략을 쓰고 있는 데서 그 원인을 찾았다.

“도무지 고쳐지질 않는다. 차만 팔면 끝인가.” 수입차 부품값과 수리비가 국산차보다 비싸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그러나 수입차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폐쇄적인 수입차 부품 유통구조를 개선해 가격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최근 소비자시민모임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국산차와 수입차 9개 차종의 주요 순정부품(OE) 6개의 가격을 조사했다. 그 결과 5개 수입차종 30개 부품 중 17개의 국내 평균 판매가격이 미국ㆍ독일 등 해외 판매가격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판매가격이 해외 판매가격의 1.5배 이상인 부품도 7개나 됐다. 최대 2.3배까지 비쌌다.

조사 대상 국산차는 현대차 ‘LF쏘나타’ㆍ기아차 ‘K5’ㆍ한국GM ‘말리부’ㆍ르노삼성 ‘SM5’ 등 4개, 수입차는 BMW코리아 ‘520d’ㆍ벤츠코리아 ‘E300’ㆍ아우디코리아 ‘A6’ㆍ렉서스코리아 ‘300h’ㆍ크라이슬러코리아 ‘300C’ 등 5개다. 조사 부품은 자동차 접촉사고 발생 시 수리ㆍ교체 빈도가 높은 앞 범퍼ㆍ뒤 범퍼ㆍ보닛ㆍ앞 펜더ㆍ앞 도어 패널ㆍ헤드램프 등 6종이다.

 
일본 렉서스 300h의 앞 펜더 부품은 국내에서 평균 62만8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독일보다 2.3배, 미국보다 1.6배 비싼 가격이다. 헤드램프(204만4000원)도 독일에 비해 2.2배, 미국에 비해 1.9배 비쌌다. 독일 벤츠 E300의 경우, 앞 범퍼(65만3000원)와 뒤 범퍼(80만6000원)가 독일에 비해 각각 1.3배 비쌌고, 헤드램프(268만3000원)는 독일의 1.2배, 미국의 1.6배 비쌌다.

미국 크라이슬러 300C의 도어패널(156만6000원)은 독일의 1.2배, 미국의 1.7배에 달했다. 헤드램프(214만4000원)도 독일에 비해 1.2배, 미국에 비해 1.7배 비쌌다. 또한 배기량 2000㏄ 기준 국산차와 수입차의 부품 가격 차이도 4.6~7배로 조사됐다. BMW코리아 520d를 보면, 헤드램프의 가격이 4개 국산차 평균(25만3000원)보다 7배 비쌌다. 뒤 범퍼는 6.7배, 앞 범퍼는 6.6배, 앞 펜더는 5.9배, 보닛은 5배, 앞 도어패널은 4.6배 차이가 났다. 수입차 가격이 국산차보다 평균 2.9배 비싸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입차 부품가격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방증이다.

폐쇄적인 수입차 유통구조 풀어야

수입차 부품이 한국에서 이렇게 비싼 이유는 부품의 수입ㆍ유통구조가 독점적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시장에서 자유롭게 가격 경쟁이 이뤄지지 않는다. 윤명 소비자시민모임 실장은 “수입차 부품의 경우 브랜드별로 독점적인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 수입된 후 정해진 공급업체를 통해 판매되는 (폐쇄적인) 유통구조가 형성돼 있다”며 “이런 유통구조로 인해 가격은 시장 경쟁에 의해서가 아니라 업체의 고가 마케팅 전략에 의해 설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명 실장은 “순정부품 이외에 대체부품의 유통을 활성화해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를 유도해야 한다”며 “동시에 소비자에게 국내외 가격비교 정보를 보다 정확하게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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