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인 한국경관포장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중소기업 스스로가 애로사항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해 규모의 경제를 도모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 협동조합이다. 이미 국내에도 수백개의 중소기업 협동조합이 존재한다. 이 가운데 한국경관포장공업협동조합은 짧은 역사에도 활발한 활동이 돋보인다. 사업영역 확대와 조합원 혜택이 우선이라는 김동인 이사장에게 조합의 과거와 미래를 들었다.

▲ 한국경관포장공업협동조합*이사장 김동인)은 흙콘크리트 단체표준규격 제정, 인증 등의 사업에서 공적을 인정받아 중소기업중앙회 우수 협동조합으로 선정됐다.[사진=뉴시스]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18일 창의적이고 적극적인 공동사업 추진으로 다른 조합에 모범이 되는 우수 협동조합을 선정ㆍ포상하는 ‘중소기업협동조합 대상’ 시상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에서 총 10개 협동조합이 선정됐다. 그런데 눈에 띄는 협동조합이 있다. 설립된 지 3년도 되지 않았지만 다양한 활동으로 조합 회원사의 발전을 이끈 한국경관포장공업협동조합이다.

일반인에게 생소한 이름인 한국경관포장공업협동조합의 태동은 2년 전인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흙콘크리트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들이 모여 회원 상호간 협력과 국민 발전을 도모하자는 목적으로 2012년 1월 창립한 한국흙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이 모태다. 흙콘크리트란 흙에 소량의 고화재(시멘트)와 토질 개량제를 첨가해 분쇄 혼합한 혼합물을 말한다. 흔히 공원 산책길이나 자전거길을 생각하면 된다.

현재 한국경관포장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인 김동인 ㈜황토사랑 대표가 당시 조합 설립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초대 이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협동조합 창립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조달청을 통해 관급공사를 하면서 흙콘크리트 사업 영위 회사간의 단합과 협력이 중요해졌어요. 우리의 권익을 위한 단체가 필요해진 거죠. 협동조합의 필요성을 설명하면서 중소기업협동조합법에 근거한 단체가 탄생된 거죠.” 하지만 협동조합이 창립됐다고 모든 문제가 잘 풀린 것은 아니었다. 조합으로서 회원사를 위한 활동이 필요했다.

그 첫번째가 단체표준규격 제정, 인증사업이었다. 김동인 이사장은 “조합원들은 생산되는 상품을 표준화해 안정되고 품질이 보장된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자에게는 품질이 보장된 양질의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상호 신뢰를 확보하고 경제적으로 이득을 쌓자는 것이 취지”라고 말했다. 2013년 4월 단체표준 등록이 이뤄지면서 협동조합은 조금씩 역할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단체표준 등록이란 조합이 매년 회원사를 대상으로 제품을 심사해 기준에 적합한지를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아울러 조합은 국가기술표준원을 통해 모든 것을 검사받는다. 다시 말해 국가가 개별 회사의 제품을 일일이 검사하는 수고를 조합이 덜어주면서 품질을 보증하는 셈이다.

자본잠식 상태서 이룬 ‘꿈’

흙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이 경관포장공업협동조합으로 명칭을 변경한 건 흙콘크리트를 넘어 다양한 포장 회원사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첫번째가 도막형바닥재다. 산책로나 인도ㆍ공원ㆍ주차장 등에 주위 경관과 어우러지도록 디자인화된 아크릴 수지 등으로 포장하는 것을 말한다. 2013년 11월 단체표준 등록을 요청했고, 한국표준협회로부터 단체표준 심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김동인 이사장은 “조달청 다수공급자 구매계약 규격서로 대체 활용될 예정”이라며 “도막형바닥재 사업을 영위하는 150여개 업체가 혜택을 받게 되고 조합의 역량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흙콘크리트조합은 2014년 5월 한국경관포장공업협동조합으로 새롭게 설립됐다.

조합은 최근 회원사의 시장 확대를 위한 신상품 개발 보급에도 노력하고 있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은 세라믹운동장 포장이다. 조합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출연금을 지원받아 제품 개발과 단체표준 규격 제정을 준비중이다. 개발기간은 2015년 8월까지다. 세라믹운동장 포장은 최근 환경성과 유해성, 안전성으로 문제시되고 있는 인조잔디, 마사토 운동장에 대한 대체 포장이다.

김동인 이사장은 “기존 제품 시장의 한계성을 극복하고 조합 회원사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포장기술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해 경영의 효율화를 제고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진행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조합은 단체표준 품질관리 담당자 업그레이드 교육, 경영간부와 현장감독자 품질관리 교육 등 회원사 대상의 다양한 교육을 통해 단체표준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데 노력해 왔다.

지금은 우수협동조합으로 선정될 만큼 모범적인 조합으로 성장했지만, 초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2012년 1월 창립된 이후 2013년 4월 단체표준 등록이 이뤄지기까지 회원사조차도 조합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참여는 많지 않았다. 자본잠식 상태에서도 조합이 꿋꿋하게 사업을 하나씩 이뤄낸 뒤에는 김동인 이사장의 뚝심이 있었다. 실례로 단체인증사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서는 인증심사원 2명이 필요하다. 문제는 재정적 이유 등으로 사람을 쓸 수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김동인 이사장은 “못할 것이 없다”는 각오로 자신의 발품과 시간, 노력을 쏟아부었다. 결국 단체인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시켰다.

김동인 이사장은 사회의 버팀목인 경찰 공무원으로 20여년 동안 근무한 공직자 출신이다. 일반 경찰공무원으로 시작해 간부후보시험에 합격하면서 1988년 경위 임관, 1995년에는 경감으로 승진했다. 2006년 퇴임할 때까지 경찰은 그의 천직이었다. 나쁜 놈만 잡던 김동인 이사장이 본격적으로 사업에 눈을 뜬 것은 2010년도다. 경찰 퇴임 후 다양한 사업체를 전전하던 그는 2011년 흙콘크리트 사업 업체를 인수, 황토사랑 대표로 자신만의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흙을 통해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사업의 모토가 정말 좋았어요. 환경을 살리는 사업이라는 점도 제가 선택을 하게 된 이유죠.”

원자재 공동구매 계획 중

김동인 이사장의 가장 큰 바람은 다양한 사업을 확대해 조합원에게 최대의 혜택을 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원자재 공동구매도 계획 중에 있다. 공동구매를 통해 저렴하게 구입해 조합회원사에게 혜택을 주자는 것이다. 아울러 기술력 있는 조합회원사들을 묶는 조합연합계약도 검토중이다. 장점을 갖고 있는 분야를 살리면서 조합회원사들에게 사업 영역을 넓혀주자는 취지다. 자신의 회사를 운영하면서도 조합의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놓고 달려오고 있는 김동인 이사장. 한국경관포장공업협동조합이 조금씩 날개를 달고 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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