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에 웅크릴수록 살찐다
추위에 웅크릴수록 살찐다
  •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 호수 122
  • 승인 2014.12.25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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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희의 비만 Exit | 살과 사랑 이야기

필자의 고향 철원은 겨울이 되면 유명해진다. 서울의 영하 몇도쯤은 철원의 혹독한 추위에 비할 바 아니다. 그러나 혹독하게 살을 에는 추위라 해도 옛날만큼 춥지는 않은 듯하다. 원인은 여러 가지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 난방이 잘된 시설, 방한ㆍ보온력이 뛰어난 의류 등이다. 높아진 건물도, 외부활동 감소도 이유가 될 수 있다. 생존을 위해 주로 외부에서 몸을 움직이던 시절에 비해 현재 우리의 생활은 어떤가. 따뜻한 실내에서 자판을 두드리며 하루 일과를 마치기도 한다. 옛날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신기한 일일 거다.

▲ 체중의 15~20% 체지방만 있으면 완충, 보온이 가능하다.[사진=뉴시스]
덜 춥게 느끼는 원인은 또 있다. 좌식생활은 ‘체중 그래프’를 상승시킨 대표적 원인인데, 이는 우리의 몸에 체지방이 두툼하게 달라붙었음을 의미한다. 체질량지수를 높인 원인은 근육량 증가, 골밀도 상승에서 기인한 게 아니다. 피하ㆍ복부지방 등 체지방량의 증가로 인한 체중 상승이다. 켈리퍼로 잡아보지 않아도 피하의 두께가 상당할 거라는 감이 온다. 거기에 불쌍한 거위털 점퍼를 입으면 두개의 외투를 걸치는 격이다. 그러고도 춥다는 말이 입에서 떠나질 않는다. 결국 다음과 같은 해프닝이 벌어진다.

필자의 집 이야기다. 홈쇼핑이나 인터넷 쇼핑몰을 뒤져 문풍지나 뽁뽁이 등 각종 방한용품을 사재는 게 가관이다. 집안의 모든 틈새란 틈새는 죄다 틀어막아 신선한 공기 한점 들어올 공간이 없다.  창문은 택배 박스 안의 완충재 같은 것으로 막더니, 방문 앞은 긴 자석으로 여닫히는 비닐커튼을 쳐 반도체 공장의 무진실처럼 만들어놨다. 집안에 비닐 하우스가 하나 생긴 셈인데 한술 더 떠 아래층의 처남 집은 투명집 안에 텐트까지 쳐놓고 온 식구가 그 안에서 바글거린다.

웬만한 화생방 공격에도 방독면 없이 견딜 수 있을 정도다. 결국 필자와 집사람 간에 싸움이 터졌다. 마누라는 홧김에 정성들여 구축한 비닐 몇장을 뜯어젖혔다. “감기 걸리면 책임 질거냐”는 마누라의 말에 “감기 바이러스는 따뜻한 곳에서 활성화된다”고 응수했지만 흥분한 마누라를 달래기엔 이미 늦었다.  여름에는 에어컨을 켜니 겨울이고 여름이고 우리는 점점 문을 닫고 사는 일에 익숙해진다. 몸을 움직이지 않으니 우리 몸의 열 발전소인 사립체(미토콘드리아)는 불을 지필 이유가 없다. 연료를 무지막지하게 쌓아뒀지만 정작 그 연료를 쓰지 않는 셈이다.

우리 몸의 체지방은 남성의 경우 체중의 15%, 여성은 25% 정도면 내분비 기관으로서의 역할은 물론 완충ㆍ보온까지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 추위에 웅크린다면 겨우내 체지방의 증가는 불보듯 뻔하다. 항상성을 위해 체온을 유지해야 하므로 기초대사량이 올라가는 것이 기회긴 하지만 에너지의 과잉축적은 막기 어렵다. 동장군의 위세도, 성하의 더위도 우리 몸이 겪고 적응하는 과정에서 이겨낼 수 있다. 외부의 신선한 공기조차 들어올 틈 없이 온 집안을 비닐로 막고 ‘온실 속 화초’ 같은 존재가 돼선 안된다. 
박창희 다이어트 프로그래머 hankookjoa@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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