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우의 커피홀릭

▲ 2014년 카페쇼에선 다양한 커피 트렌드를 읽을 수 있었다.[사진=뉴시스]
대기업들이 커피용품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시럽 같은 카페부자재(커피용품)를 출시하고 있다. 정수기 전문업체인 청호나이스는 커피전용 정수기를 선보였다. 대기업이 이런 카페부자재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각종 규제로 카페시장 진출이 여의치 않아서다. 커피시장의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가정용ㆍ오피스 커피시장이 커지면서 커피용품 시장이 덩달아 성장하고 있어서다.

2014년 11월 21일 커피인들의 가장 큰 축제인 서울 카페쇼 13회가 열렸다. 올해 커피쇼를 통해 한국 커피시장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코엑스 1ㆍ3층 전관을 사용할 정도로 규모가 상당했다. 이번 칼럼에서는 카페쇼를 통해 눈에 띈 커피 트렌드 몇가지를 소개하려고 한다. 첫째, 대기업의 전략 변화다. 이전과 달리 대기업들이 카페 시장에 직접 진출하기보다 커피 용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를테면 CJ제일제당은 시럽 같은 카페부자재(커피용품)를 들고 등장했다.

매일유업 관계사인 씨케이코앤의 온ㆍ오프라인 통합 커피전문 쇼핑몰 ‘어라운지’도 상당히 큰 규모의 부스를 이 카페쇼에 차렸다.  정수기 전문업체인 청호나이스는 커피전용 정수기를 선보이기도 했다. 대기업이 이런 카페부자재 시장에 뛰어드는 이유는 각종 규제로 카페시장 진출이 여의치 않아서다. 커피시장의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가정용, 오피스 커피시장이 커지면서 커피용품 시장이 덩달아 성장하고 있어서다.  [※ 이 칼럼에선 대기업이 카페부자재 시장에 뛰어드는 게 과연 타당한 사업전략인지에 대한 논의는 하지 않는다. 더스쿠프 지면을 통해 집중 분석할 계획이다.] 

둘째 트렌드는 ‘전자동 머신’이다. 이제까지 매년 열리는 카페쇼에는 커피를 자동으로 추출해주는 전자동 커피머신이 끼어들 틈이 없었다. 올해는 달랐다. 전 세계 전자동 커피머신 업체들이 이 카페쇼에 대형 부스를 차리고 등장했다. 독일의 WMF, 스위스의 네스프레소 캡슐머신, 프랑케 등이 대표적이다. 전자동 커피머신이 카페쇼에 등장한 이유는 커피전문점 시장의 변화와 연관성이 있다. 최근 커피전문점은 전문 원두커피 전문점, 디저트 카페 두가지 형태로 가고 있다. 전자동 머신은 디저트 카페에서 활용도가 높다. 디저트를 메인으로 파는 디저트 카페에서 반자동 머신을 사용하면 손이 많이 간다.

안정적인 원두 공급 필요

특히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디저트 카페에서 반자동 머신을 사용하면 한계가 있다. 그라인딩(원두 분쇄), 커피 추출, 기계 청소 등 처리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라서다. 이는 결과적으로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자동머신을 사용하면 이런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 가격경쟁력이 뛰어난 것도 장점이다. 웬만한 반자동 머신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앞으로도 국내 카페 시장에서 전자동 머신의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트렌드는 스페셜티 커피다. 이는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SCAA)에서 만든 평가 기준 80점 이상의 커피를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스페셜티 커피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원두 본연의 고품질 커피를 추구하는 커피시장의 트렌드와 꼭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확대가 커피 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긍정적이다. 기존에 팔리는 상업 커피의 품질까지 덩달아 올라가서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는 아직까지 안정적으로 공급되고 있지 않다. 커피를 좋아하는 애호가가 아니라면 접근이 쉽지 않다.

스페셜티 커피의 시장이 확대되려면 공급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올해 카페쇼에서 드러난 것처럼 한국 커피 시장은 단기간에 걸쳐 질적ㆍ양적 성장을 거듭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있다. 스페셜티 커피를 포함해 국내에 공급되는 생두 가격이 들쑥날쑥하다는 점이다. 소규모 생두 수입 회사들이 난립해 생긴 현상이다. 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높은 품질의 커피를 안정된 가격에 즐기기 어렵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협업을 통해 생두 가격을 안정시켜야 할 것이다. 대표적인 원두를 대량 수입해 문제를 해결할 수도 있다. 
이대우 커피칼럼니스트 winoar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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