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중국경제 오해와 진실

▲ 중국 정부는 2015년 경제성장 목표치를 발표하지 않았다. 수치보다는 성장의 질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사진은 리커창 총리. [사진=뉴시스]
2015년 중국경제는 한마디로 온중구진穩中求進이다. 돈은 적당히 풀고, 재정정책을 통해 경기를 조절한다는 것이다. 경제성장률에 목숨을 걸지도 않는다. 서비스업을 육성해 고용을 창출하고 있어서다. 2015년 중국경제. 성장 수치 자체가 아니라 내부 구조조정과 성장이 질이 보다 중요하다. 2015년 중국경제는 ‘숫자’가 아니라 ‘정책’으로 봐야 한다.

2015년 중국경제의 방향을 정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가 끝났다. 경제공작회에서 나온 2015년 중국경제의 판도를 예상하면 한마디로 ‘온중구진穩中求進’이다. 이는 안정 속 발전을 모색한다는 뜻이다. 돈은 적당히 풀고 재정정책으로 경기진폭을 조절한다는 것이다. 2014년 기조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지난 10년간 중국경제를 책임졌던 원자바오溫家寶 전 총리가 콕 찔러 구체적으로 말하는 ‘목표관리’ 전문가였다면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범위를 관리하는 ‘구간관리’ 전문가다.

원자바오 전 총리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8%를 사수하는 ‘바오保8’ 정책을 썼다면 경제전문가 리커창 총리는 ‘7% 좌우左右’가 경제성장 목표다. GDP 성장률을 7% 안팎에서 맴돌게 하겠다는 뜻이다. 경제학박사 총리가 집권한 이래 중국경제의 운영방식이 목표관리에서 구간관리로 바뀐 것이다. 2015년은 여기서 한발 더 나갈 것으로 보인다. 너도 나도 모르는 경제를 답을 정해놓고 억지로 맞추지 않겠다는 얘기다. 중국은 2015년 경제성장 목표치를 아예 발표하지도 않았다.

정부는 경제지표 목표치를 밝히지 않았지만 12월 12일 중국 인민은행은 자체 웹사이트에 ‘2015년 중국 거시경제 전망’을 게재했다. 인민은행은 2015년 중국 GDP성장률이 7.1%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경제성장률 하방 압력이 올해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경제를 책임진 리커창 총리는 성장률 하락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리커창 총리는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는데도 왜 경기부양을 생각하지 않을까. 이유는 별다른 게 아니다. 중국은 떨어져야 사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성장의 제약요인은 ‘스모그’다. 연중 150일 이상이 독 스모그에 둘러싸인 제조대국 중국은 성장률을 높이면 죽는다. 폐와 심장이 상해서다. 그래서 성장률을 낮춰야 한다. 바로 공해가 ‘성장의 족쇄’다.

문제는 고용이다. 연간 700만명씩 쏟아지는 대졸자가 취업하지 못하면 나라가 ‘먹물 실업자’의 혁명으로 뒤집힐 가능성이 커진다. 그런데 중국이 최근 2년간 주도한 구조조정으로 3차 산업이 2차 산업을 추월했다. 고용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GDP 1% 성장에 70만~80만명 고용에 그쳤던 노동유발계수는 약 150만명으로 증가했다. 6.5%대의 성장만으로 연간 1000만명의 고용을 달성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서비스업이 GDP에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면서 도시 취업자 수가 안정적으로 늘고 있다는 얘기다.

中 2015년에도 ‘온중구진穩中求進’

중국은 더이상 고용문제로 성장률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 7%대 성장이 아니라 6%대, 장기적으로 5%대 성장으로 가도 걱정하지 않는다. 역대 주요 2개국(G2) 중에서 6%대 성장을 한 나라는 없다. 최근 30년간 G2였던 일본은 1%성장도 못했는데도 별일이 없었다. 6% 성장하는 중국에 큰일이 난다고 보는 서방의 시각이 잘못된 것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2015년 소비자물가지수(CPI) 목표치는 2.2%, 수출은 6.9% 증가해 경상수지가 2015년 GDP의 2.4%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미국의 금리인상이 야기할 환율변동으로 신흥국 경제가 악영향을 받아 중국 수출의 상승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외에도 중국 인민은행은 2015년에 경제구조 조정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2015년 중국 경제는 숫자가 아니라 ‘정책’을 봐야 한다. 중국의 신조어 뉴노멀은 중국말로 신창타이新常態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언급한 이 단어에 맞춘 것이 중국의 경제지표다. ‘7%±알파’의 성장을 하지만 중국이 관심 갖는 것은 성장 수치 자체가 아니라 내부의 구조조정과 성장의 질이다. 중국은 뉴노멀 시대의 9가지 특징을 언급했다. ▲다양화ㆍ개성화되고 있는 소비 형태 ▲신기술ㆍ신업태ㆍ신상품ㆍ신상업 모델 등 투자 기회 증가 ▲신흥사업ㆍ서비스업ㆍ소규모 기업 증가 ▲생산의 소형화ㆍ지능화ㆍ전문화 ▲고령화와 농촌 인구 감소로 높은 수준의 인력과 기술적인 진보 필요 ▲환경문제 상한선, 녹색 정책 강조 ▲경제 리스크 통제 가능하지만 높은 레버리지와 거품 존재 ▲생산과잉은 시장화 통해 해소, 경제발전 도모 ▲중국자본의 저원가로 해외진출 가속화 등이다.

 
이런 현상을 중국이 어떤 정책으로 풀어나갈지가 관전 포인트다. 중국은 2015년을 ‘개혁심화와 의법치국依法治國의 해’로 보고 있다. 법에 의해 국가를 통치하고, 개혁과 부패 척결을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중요 관심사와 유망업종은 모두 여기서 나온다. 중국이 2015년 내놓은 해법은 전통산업과 사회간접자본(SOC)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대일로 정책과 자유무역, 대외개방, 국유기업개혁, 농업개혁, 첨단기술산업 육성 정책이다.

성장률이 하락하면 증시가 가파르게 떨어진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지만 실제로는 금리하락과 현금흐름이 좋아지면 주가는 속등한다. 이젠 중국의 성장률 하락이 아니라 금리하락을 주목해야 한다. 전 세계 최고의 GDP 성장률을 자랑했지만 6년 내리 주가가 하락했던 중국 증시가 변했다. 2014년 7월 이후 12월까지 47%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12월 8일에는 중국 증시가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일일 거래대금 1조2500억 위안(약 225조원)으로 세계 증시의 기록을 경신했다. 세계 증시 역대 최고 기록은 2007년 7월 26일 미국의 995억 달러(약 6100억 위안)였다.

2015년 중국증시에 돈을 묻어야

중국 증시 급등의 배경은 첫째는 부동산 가격 하락이고, 둘째는 제조업의 구조조정이다. 마지막 요인은 금리하락이다. 최근 10년간 중국 부동산은 6.6배 올랐다. 정기예금 금리가 3%에 불과했기 때문에 중국에서 돈은 모조리 부동산으로 몰렸다. 제조업에선 과잉설비와 과잉재고에 돈이 잠겼다. 그런데 최근 1년 반 동안 부동산 투기 대책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자 돈의 흐름이 바뀌었다.

리커창 총리의 산업 구조조정 정책으로 과잉설비와 과잉재고를 털어내는 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면서 자금 수요도 줄었다. 그러나 리커창 총리는 성장률에 물가 상승률을 더한 수준보다 더 높은 통화량 증가율을 유지했고, 결과적으로 시중자금에 여유가 생겼다. 이는 금리 하락을 유도했다. 7년 만에 중국 증시가 상승 국면에 진입했다. 증시에 수급 개선과 금리 하락, 정부의 육성 의지가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달리는 말을 쏘라”는 증시 격언처럼, 2015년에는 달리는 중국 증시에 올라탈 때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bsj7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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