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맥주 승승장구 이유

수입맥주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수입량뿐만 아니라 판매량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4년 12월 한달간 한 편의점의 수입맥주 매출증가율이 70%에 육박했을 정도다. 반면 국산맥주는 매출증가율이 미미하거나 되레 뒷걸음질쳤다. 수입맥주의 대공습, 이젠 웃고만 있을 일이 아닌 것 같다.

▲ 수입맥주가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국산맥주가 맥을 못 추고 있다.[사진=뉴시스]
수입맥주가 ‘거품강자’로 거듭나고 있다. 이마트가 2014년 12월 1일~28일 주종별 매출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수입맥주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4% 증가해 매출증가율 1위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국산맥주의 매출증가율은 마이너스 2.7%에 그쳤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의 조사결과도 엇비슷하다. 수입맥주 판매는 전년 동기비 5.5% 늘어났지만 국산맥주는 0.4%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특히 수입맥주는 편의점에서 눈부시게 성장했다. 편의점 CU의 전체 주류 매출(12월 1일~28일) 중 수입맥주의 매출은 69.5%나 증가했다. 국산맥주가 같은 기간 1% 늘어났다는 점에 비춰보면 비약적 성장이다. 수입맥주의 선전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맥주의 맛을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면서 수입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어났다. 할인을 통한 ‘저렴한 가격’도 수입맥주의 인기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맥주수입 업체들이 할인행사를 파격적으로 펼치면서 국산맥주와의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맥주가 할인행사를 자주 여는 이유는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다. 주류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맥주 품질유지 기간은 평균 6개월에서 10개월이다.  그런데 수입맥주가 국내에 들어오려면 선적ㆍ통관 등의 절차를 거쳐 최소 한달이 걸린다. 당연히 수입맥주업체로선 할인을 해서라도 많이 팔 수밖에 없다. 안 팔리면 고스란히 손실이라서다.”

 
국산맥주에 주세법 불리하게 적용

국산ㆍ수입맥주의 과세기준이 다른 것도 이유다. 주세법에 따라 국산맥주는 출고가(제조원가에 판매비ㆍ관리비ㆍ영업비ㆍ제조사 마진 등을 붙인 가격)에 주세를 부과한다. 반면 수입맥주는 수입가격에 관세를 붙인 수입신고가격이 과세 표준이다. 이에 따라 국산맥주는 출고가 이하로 판매할 수가 없다.  수입맥주는 세금을 납부한 다음에 이윤을 붙이기 때문에 할인폭을 자유자재로 결정할 수 있다. 

주류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입맥주는 국내에 출고가를 신고하지 않아 가격을 탄력적으로 조정, 할인판매를 할 수 있다”며 “출고가 이하로는 판매를 할 수 없는 국산맥주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수입맥주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7~8% 정도로, 국내 맥주업체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이 점유율이 조금씩 늘어간다는 게 문제다.

국내 맥주업체는 이제 다양해진 소비자의 기호, 수입맥주의 할인경쟁력과 싸워야 한다. 맥주 수입업체가 국내시장에 품질 좋은 맥주를 론칭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 그만큼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국내 맥주 시장의 트렌드에 발맞춰 새로운 상품을 계속 론칭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도 “시장의 요구에 맞게 점진적으로 다양한 맥주를 개발해 내놓을 방침”이라고 다짐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