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 비트코인 도입 이유

비트코인의 가격은 2013년말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탔다. 비트코인에 열광하던 사람들의 관심이 급속하게 식으면서다. 해킹 위험 등 각종 리스크가 발목을 잡았다. 이런 비트코인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글로벌 기업이 비트코인을 도입하고 있어서다. 무슨 이유일까.

▲ 익스피디아·델·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기업이 비트코인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2013년 중순, 비트코인이 돌풍을 일으켰다. 그해 1월 13달러대였던 비트코인의 가격이 11월엔 1200달러를 넘어설 정도였다. 부작용도 따랐다. 가파르게 상승한 가격의 필연적 조정, 비트코인 최대거래소의 파산으로 부각된 해킹 위험 등 여러 리스크가 겹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은 하락세를 탔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300달러대에서 머물러 있다. 이렇게 한풀 꺾였던 비트코인이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인 익스피디아, 미국의 컴퓨터 제조사 델(Dell)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가 12월 11일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채택했다. 비트코인 관련 애플리케이션(앱)을 차단해왔던 애플도 이를 다시 허용했다. 구글ㆍ아마존ㆍ이베이 등 다른 글로벌 IT기업도 비트코인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수많은 리스크를 이유로 꺼져가던 비트코인의 불씨가 다시 붙은 이유는 간단하다. 국내 최초 비트코인 거래소 코빗의 김진화 이사는 “글로벌 비즈니스를 펼치는 기업에 여러 지역의 고객이 빠르고 저렴하게 결제를 할 수 있는 환경은 무척 중요하다”며 “비트코인이 이런 니즈를 가장 근접하게 충족해줄 수 있는 도구”라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일수록 빠르고 저렴한 결제시스템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해외 결제는 수수료가 비싸기 때문이다.

더구나 소액은 결제 자체가 어려울 때가 많다. 하지만 비트코인을 이용하면 해외 결제를 1% 미만의 저렴한 수수료로 진행할 수 있다. 소액결제도 가능하다. 2~3%에 달하는 신용카드 수수료에 절반도 안되는 1% 미만의 저렴한 수수료 비용도 매력적이다. 글로벌 단일화폐로 환율 위험이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거래소를 통해 빠른 현금화도 가능하다. 기업이 비트코인을 속속 도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실 더 많은 결제 수단을 제공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혀 주는 걸 마다할 기업은 없다. 비트코인 도입으로 트렌드를 주도하는 기업이란 이미지도 얻을 수 있다. 여기에 변동성 위험을 부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선 비트코인 도입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가령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도입한 MS의 소비자는 윈도 운영체제(OS)와 엑스박스(MS의 콘솔 게임기)에서 이용할 수 있는 앱ㆍ음악ㆍ영상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에릭 로커드 MS 유니버설스토어 수석부사장은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의 사용이 아직 주류는 아니지만 초기 열성적 사용자만의 범위를 넘어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비트코인으로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지불할 수 있게 함으로써 우리가 트렌드의 선두에 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혹자는 비트코인이 인터넷을 떠도는 ‘숫자의 조합’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인호 고려대(컴퓨터공학과) 교수는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지폐도 그냥 ‘종이 쪼가리’일 뿐이다”며 “많은 사람이 사용하고 그것을 화폐로 간주하면 ‘화폐’가 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최범규 더스쿠프 기자 cb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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