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완성차 3사 CEO 성적표

▲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등 현대차·기아차를 제외한 완성차 3사의 경쟁이 치열하다. 왼쪽부터 호샤 한국GM 사장, 프로보 르노삼성 사장, 이유일 쌍용차 사장. [사진=더스쿠프 포토]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차ㆍ기아차의 힘은 막강하다. 이 때문에 나머지 완성차 3사의 경쟁은 항상 치열했다. 현재 한국GM이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안심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르노삼성이 부활하고 있고, 쌍용차 역시 ‘SUV 명가’를 꿈꾸며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어서다. 국내 완성차 3사의 2014년 성적표를 살펴봤다.

“쉐보레 브랜드의 성장 이어간다.” “현대차ㆍ기아차에 이어 국내 시장 3위의 입지를 굳건히 지키겠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사장의 계획이다. 호샤 사장은 2012년 3월 한국GM의 지휘봉을 잡았다. 그가 맡은 첫 과제는 쉐보레 브랜드의 국내 시장 안착. 한국GM은 2011년 ‘대우’ 브랜드를 없애고, 쉐보레를 도입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한국GM의 국내 판매대수는 2010년 12만5730대에서 2011년 14만705대로 증가했다. 2013년에는 14만5702대를 팔았고, 2014년엔 역대 최대인 15만4381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중형 세단 ‘말리부’와 미니밴 ‘올란도’ 등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특히 2014년 3월 디젤 모델을 선보인 말리부가 성장을 이끌었다. 경차 ‘스파크’와 소형 SUV ‘트랙스’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GM은 르노삼성과 쌍용차와 달리 경차부터 중대형 세단, 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SUV)까지 전 모델을 보유하고 있는 게 장점이다.

 
호샤 사장은 2015년 신차 10종을 선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지난 3년간 쉐보레 브랜드 안착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본격적인 성장을 준비한다는 것이다. 호샤 사장은 “완전히 새로운 차량 1대를 비롯해 업그레이드 버전, 부분 변경, 파워트레인 교체 차량 등 총 10대의 차량을 출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고급 브랜드 ‘캐딜락’ 판매 계획도 제시했다. 호샤 사장은 “매년 캐딜락 신차 1종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라며 “5년내 고급차 시장점유율 5%를 달성하고, 10년이 지난 후에는 10%를 달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캐딜락의 ‘5-5, 10-10’ 비전이다.

하지만 한국GM의 2014년 수출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한국GM은 내수에 비해 수출 비중이 크다. 전체 물량 중 약 85%를 차지한다. 2011년과 2012년은 수출 안정세를 유지했지만 글로벌 GM이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결정하면서 2014년 수출이 급격히 줄었다. 한국GM은 2014년 해외에서 47만615대를 판매했다. 지난해에 비해 19% 감소한 수치다. 이 손실분을 메우는 게 호샤 사장의 2015년 과제이기도 하다. 우선 호샤 사장은 트랙스 미국 수출을 확보했다. 우즈베키스탄에도 부품조립생산(SKD) 형태로 5만대가량을 수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 정도의 수출량으론 부족하다. 한국GM 관계자는 “수출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구상 중이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의 2014년 키워드는 ‘부활’이었다. 판매 정점을 찍었던 2010년 수준으로 회복하겠다는 것이다. 르노삼성은 2010년 내수와 수출을 포함해 총 27만1479대를 판매했다. 2011년부터는 실적이 악화되기 시작했고, 하락세는 2013년까지 이어졌다. 르노삼성은 2013년 고작 13만1010대를 판매했다. 2010년과 비교하면 절반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한국GM, 쉐보레 성장 이을까

그렇다고 르노삼성이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현재 르노삼성은 프랑수아 프로보 사장이 이끌고 있다. 그는 내실을 강조하는 경영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2011년 8월 취임한 그는 바로 ‘회생 플랜’을 펼쳤다. 2012년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임금을 동결했다. 내부 비용을 절감하면서 몸집을 줄인 것이다. 내부 반발이 컸지만 큰 그림을 보고 밀어붙였다.

2014년 르노삼성은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원동력은 소형 SUV ‘QM3’였다. QM3는 2013년 출시된 해에 1만150대가 팔렸고, 2014년에는 무려 1만8191대가 판매됐다. 폭발적인 인기를 끈 것이다. 2014년에 새로운 패밀리룩을 적용한 ‘SM’ 시리즈와 SUV ‘QM5’도 좋은 성적을 냈다. 이에 힘입어 르노삼성은 2014년 총 16만9854(수출 포함)를 판매했다. 2013년에 비해 29% 증가했다.

 
수출도 좋은 성적을 냈다. 르노삼성은 2014년 8만9851대를 수출했다. 2013년에 비해 26% 증가한 수치다. 2013년 9월 첫 선적을 시작한 닛산 ‘로그’의 생산이 본격화되면서 수출 실적이 크게 늘어났다. 부활의 날개를 펼치기 시작한 르노삼성. 그러나 프로보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성공적인 리바이벌 플랜을 성장동력으로 삼아 2016년 국내 판매 3위에 오르겠다”며 야심찬 계획을 밝혔다.

쌍용차 역시 2014년 내수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쌍용차는 SUV ‘뉴 코란도C’를 앞세우며 선전했다. 뉴 코란도C는 2014년 총 2만1840대가 판매됐다. 2013년에 비해 13% 증가했다. ‘코란도 스포츠’도 한몫했다. 같은 기간 판매가 20% 증가했다. 이를 통해 쌍용차는 내수에서 5년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다. 쌍용차의 성장세를 이끄는 인물은 이유일 사장이다. 그는 2010년 2월 쌍용차 법정관리인에서 대표로 선임됐다.

이후 쌍용차의 최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로부터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4년째 쌍용차를 이끌고 있다. 이 사장의 목표는 ‘SUV 명가’로서의 부활이다. 그의 장기 플랜은 다음과 같다. “2014년 흑자 기반을 마련하고, 2015년 소형 SUV ‘티볼리’를 출시해 흑자 전환한다. 2016년 말~2017년 초 프리미엄 SUV ‘Y400(프로젝트명)’을 선보여 SUV 왕국을 재건한다. 이후 대형 세단 ‘체어맨’을 모델 체인지해 승용차 부문의 성장을 주도한다.”

르노삼성ㆍ쌍용차 “부활 날갯짓”

실제로 이 사장은 영업 손실을 줄여 나가며 흑자 기반을 마련했다. 2011년 1412억원에 달했던 쌍용차 영업손실은 2013년 106억원으로 감소했다. 2014년엔 감소세가 주춤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임금이 적용돼 인건비 800억원이 지출로 잡혔기 때문이다. 또한 우크라이나 사태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러시아 루블화 폭락으로 주력 해외시장인 러시아 물량이 급감했다. 이에 따라 2014년 수출이 2013년(8만1679대)에 비해 11% 감소했다. 현재 이 사장은 2015년 1월 13일 출시 예정인 티볼리에 기대를 걸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신차 출시 없이 상품성 개선모델만으로 5년 연속 판매 성장세를 달성한 것은 큰 성과다. 2015년은 티볼리 출시를 통해 국내외 SUV 시장 성장세에 적극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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