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반영 요청에 주유업계 콧방귀

▲ 국제 유가 하락세가 기름값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여론에도 업계는 꿈쩍하지 않고 있다.[사진=뉴시스]
국제 유가 하락에도 석유제품 가격은 변동이 없다는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지만 업계는 뒷짐만 지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월 9일 서울 강남 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석유•액화천연가스(LPG) 유통협회 관계자, 소비자단체 등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제 유가 하락분이 국내 유가에 적기에 반영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최근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가격 인하 필요성’을 거론하자 산업부가 나서서 업계에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을 내려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채희봉 정책관은 “국제 유가가 몇 퍼센트 하락했으니 (석유제품 가격에) 몇 퍼센트를 반영해 달라고 한 건 아니지만, 주유소 휘발유 판매가격을 보면 동일한 지역 내에서도 많게는 700원대 가격 차이가 있다”며 “지가와 임대료 등의 차이를 고려해도 일부 주유소는 국제 유가가 인하한 만큼 충분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 않고 있어 동일한 지역 내에서는 가격 변동이 유연하게 반영되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런 채 정책관의 지적과 요청에 대해 한국석유협회와 한국주유소협회는 “이미 국제 유가 하락분을 석유제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석유협회는 오히려 “유가 하락에 따라 큰 폭의 재고 손실 등이 발생한 탓에 업계 사정이 어렵다”며 “고유가 시대에 만들어졌던 알뜰주유소와 전자상거래 등 유통정책을 시장 친화적으로 전환해 야 한다”고 건의했다. 알뜰주유소 정책과 전자상거래 정책을 완화해달라는 주문이다.

주유소협회도 정부의 요청에 부정적이었다. 김문식 주유소협회 회장은 “전체 주유소가 국제 유가 하락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것처럼 언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문식 회장은 “정부가 유류세를 인하하지 않으면 휘발유 가격이 1300원대 이하로 떨어지기 힘들다”며 “정부가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가격 혜택을 서민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면 유류세를 인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유소 유통 마진을 줄여야 한다는 지적에는 “주유소에는 카드 수수료와 준조세 등 각종 비용이 있어 유통마진 감축에는 한계가 있다”고 발뺌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