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계곡 넘는 방법

소상공인으로 분류되는 영세 자영업자는 지난해 5월 기준 569만여명이다. 창업공화국으로 불릴 정도다. 문제는 폐업도 많다는 점이다. 세부적인 운영계획도 없이 돈을 벌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창업에 나선 결과다. 이처럼 충분한 준비 없이 무리한 대출 등으로 인해 창업에 실패했을 경우 재기의 여력도 없다. 창업 후 1~2년을 어떻게 버티느냐가 창업준비부터 필요한 이유다.

▲ 창업 후 망하지 않기 위해서는 운영비 비축과 노동력 중심의 매장 운영이 필요하다.[사진=뉴시스]
정부가 발표한 2013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1년 신규 창업한 자영업은 99만4000개다. 반면 폐업한 자영업은 84만5000개에 달한다. 국세청이 심재철(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개인사업자 폐업현황을 보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지난 10년간 폐업한 자영업체는 793만8683곳에 달했다.

자영업자 폐업이 증가하는 이유는 뭘까. 소득 감소 등으로 생존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창업 이후 생존율은 높지 않다. 중소기업연구원 자료를 보면 창업 후 생존율도 창업 1년 후 83.8%지만 창업 3년 후 40.5%, 창업 5년 후 29.6%로 떨어졌다. 자영업 창업자 10명 중 7명은 5년 안에 폐업하는 셈이다. 이는 지난해 3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1년 외식업 창ㆍ폐업 분포와 일치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외식업종의 3년간 생존율은 분식집 46.1%, 호프ㆍ간이주점 49.3%, 한식음식점 51.5%, 커피숍 54.7% 등이다.

그렇다면 창업 후 망하지 않는 비결은 뭘까. 창업전문가들은 크게 세 가지를 제시한다. 첫 번째는 1년 동안 운영할 수 있는 운영비 마련이다. 윤인철 광주대학(물류유통경영학) 교수는 “창업에 모든 자금을 쏟아부었다면 매장을 운영할 때 발생하는 돌발 상황에 자금을 맞출 수 없게 된다”며 “이로 인해 또 다른 빚을 지게 되고 이는 결국 매출이 나와도 수익이 없는 상태로 된다”고 말했다.

 
둘째는 매출에 대한 높은 기대를 갖지 말라는 거다. 물론 창업의 목적은 돈을 버는거다. 이러다 보니 창업자들은 높은 수익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창업 후 1~2년 동안은 점포의 안정화가 우선이다. 몇개월만 운영하고 빠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신의 브랜드 인지도를 위해 예상 수익을 최소 1년 동안은 낮추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 번째는 원가 절감이다. 가장 먼저 식재료 구매 비용을 낮춰야 한다. 정답은 없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구매, 관리, 활용 등 최적의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유명상권의 무리한 점포 선정도 임대료 등의 고정비용 부담을 준다. 아울러 인력관리도 중요하다. 사장님 소리를 듣기보다는 자신의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불필요한 종업원을 줄이고 자신이 직접 주방부터 홀 서빙까지 모두를 운영해야 한다. 자신의 노동력으로 최대의 수익을 올리는 것이 불경기 창업시장의 생존 조건 중 하나다.

윤 교수는 또 자신의 점포를 알리는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소비자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점포는 개점휴업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과거에는 전단지 등에 의존하는게 전부였다. 최근에는 SNS 등 소셜마케팅과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한 홍보방법이 대두되고 있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노려야 살아남을 수 있다. 윤인철 교수는 “준비도 안 된 상태에서 누구의 말을 듣고, 또는 창업교육을 이수한 후 돈을 벌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쫓기듯 창업하는 창업자가 많다”며 “창업 후 1년 이상은 매장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여유 자금이 어느 정도 필요한지 등에 대한 계획과 준비가 있어야만 폐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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