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그룹이 엇갈린 새해 풍경

을미년 새해가 밝은 지 한달여. 그룹 CEO들의 경영활동도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그런데 어떤 이는 나눔으로 새해 첫 경영활동을 시작하는가 하면 어떤 이는 얼굴을 붉히는 소송 결과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상생경영으로 첫 발을 뗀 이는 구자열 LS그룹 회장, 고민이 깊어진 이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다.

▲ 구자열 LS그룹 회장.[사진=더스쿠프 포토]
구자열 LS그룹 회장
‘상생경영’으로 새해 첫 삽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새해 첫 경영활동으로 봉사활동을 했다. LS그룹은 구 회장과 신입사원 등 150여명이 15일 오전부터 경기 안성시 양성면에 위치한 장애인 시설 혜성원을 방문, 환경 개선을 돕고 방한복 500여벌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오후에는 안성 지역 독거노인과 소외된 이웃을 찾아 약 5000장의 연탄을 배달했다. 또 구 회장은 LS미래원(경기도 안성시 소재)을 찾아 저녁 식사를 하는 신입사원들을 격려했다. LS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이 올해 초 신년사에서 밝힌 ‘LS 파트너십에 기반한 상생경영을 펼쳐 신뢰받고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경영 방침을 직접 실천하기 위해 봉사활동을 했다”고 말했다

LS그룹은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해 불우이웃돕기 성금 20억원을 전했다. LS그룹은 그룹 차원의 사회공헌활동으로 대학생 해외봉사단원 50여명을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베트남 하노이ㆍ호찌민에 파견해 현지 어린이들의 과학실습과 문화체험을 돕는 LS드림스쿨 3ㆍ4호 준공식을 할 예정이다.

구 회장은 장애인 시설을 방문한 자리에서 “날씨가 춥고 일교차가 커 감기에 조심해야 한다”며 “올겨울을 조금이나마 따뜻하게 나길 바라는 마음에 제가 입고 있는 것과 같은 점퍼를 선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봉사활동 후 신입사원들과 저녁식사를 하며 이들을 격려했다. 구 회장은 “오늘 함께 봉사활동을 하며 여러분의 패기와 열정을 보니, 우리 LS의 미래가 더욱 밝을 것이라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LS그룹은 지난해에도 각 지역의 5~6학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LS그룹 직원과 지역의 이공계 대학생이 과학 강사로 참여해 멘토 역할을 함으로써 과학에 대한 흥미를 갖도록 돕는 프로그램 드림사이언스클래스로 상생경영을 실천하기도 했다. 구자열 LS 회장도 지난해 아동들과 함께 자기부상열차를 만들고 다과를 함께하는 등 회사의 사회공헌활동에 적극 발 벗고 나섰다.

▲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사진=더스쿠프 포토]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새해 첫 소송서 동생에 무릎

2009년 금호가家 오너인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 간의 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을 겪은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이 법원에서 다시 한번 격돌했다. 금호산업이 금호석유화학을 상대로 아시아나항공 주식 매각 관련 이행 청구 소송을 제기한 것. 법원은 금호석유화학의 손을 들어줬다. 금호석유화학은 “법원의 결정을 환영한다”며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로서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가치 훼손방지를 위해 정당한 의사표시를 해왔고, 아시아나항공 지분을 매각할 계획도 없다”고 밝혔다.

소송을 제기한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난감한 입장에 처하게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쉬운 판결”이라며 “판결문을 검토해 항소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1부(부장판사 전현정)는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주식(12.6%, 2459만3400주)을 금호산업에 매각하라”며 금호석화를 상대로 낸 주식매각 이행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금호산업은 2010년 작성한 합의서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합의서에 있는 ‘최대한 협조한다’는 문구는 주식을 무조건 금호산업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정리하도록 한정하는 게 아니라고 봤다. 재판부는 “일부 합의서에 기재된 ‘최대한 협조한다’는 문구는 이 사건 주식을 처분할 의무를 법률적으로 부담할 수는 없지만 사정이 허락하는 한 성의껏 이행하겠다는 취지로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0년 2월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의 요청에 따라 금호아시아나와 금호석화 계열이 각각 보유한 금호석화와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완전히 매각해 계열분리하고 독립경영하기로 채권단과 합의했다. 이에 따라 박삼구 회장은 2010년 3월 금호석화 대표이사직을 물러나고 보유한 금호석화 주식을 완전히 매각했다. 박찬구 회장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을 매각하지 않았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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