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일의 다르게 보는 경영수업

투입(인풋ㆍinput)이 부실한데 좋은 산출물(아웃풋ㆍoutput)이 나올 수 있겠는가. 아름답게 물 위에 떠 있는 백조가 두 다리를 바쁘게 움직이듯 훌륭한 아웃풋을 얻기 위해선 훌륭한 인풋이 있어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 투자를 게을리하면 양질의 산출물을 얻기 어렵다.[사진=뉴시스]
어느 왕이 유능한 신하들에게 국민이 교훈을 삼을 만한 명언집을 만들라고 지시했다. 그들은 심사숙고한 끝에 세계 만방에 있는 유익한 속담ㆍ일화ㆍ장언 등을 모아 책 10권으로 만들어 왕에게 바쳤다. 이런 책들을 밤 새워 읽은 왕은 이렇게 말했다. “이 10권을 다 읽으려면 살아있는 동안에 힘들겠다. 모든 백성이 생활전선에서 바쁘게 뛰고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방대한 책을 읽을 수 있겠느냐. 1권으로 줄여라.” 왕의 명령에 학식과 명망이 높은 신하들이 각고의 노력 끝에 1권의 책을 만들어 바쳤다.

이 1권의 책을 몇시간 끝에 다 읽은 왕은 또 다시 이렇게 영令을 내렸다. “매일 벌어 먹고 사는 백성들이 무슨 여유로 한가롭게 책을 보겠느냐. 10줄로 줄여라.” 신하들은 다시 머리를 맞대고 책 한권을 일목요연하게 행동강령 10개로 압축, 왕에게 올렸다. 이를 본 왕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눈치를 보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무지한 백성들이 10개의 행동강령을 어떻게 외우고 따라하겠느냐. 외우기 쉽게 딱 한개로 줄여라.” 신하들은 또 머리를 맞대고 10개의 강령을 모두 함축하는 간결한 문장 1개를 만들었다.

박학다식한 신하들이 일주일을 고민한 끝에 금과옥조와 같은 한줄의 명언을 만들었던 것이다. 왕은 박식한 신하들이 어떤 내용이 담긴 짧은 교훈을 만들었는지 궁금했다. 그 교훈을 본 왕은 그제야 고개를 끄떡이며 “과연 인간에게 교훈을 주는 가장 짧으면서도 가장 깊은 뜻을 주는 최고의 명언이오”라고 극찬을 했다. 또한 그 명언을 만든 신하들에게 큰 상을 내리고 모든 백성에게 주지시켜 인생의 길잡이가 되도록 했다. 그 명언은 다음과 같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이 말의 의미는 세상에서 발생하는 모든 사건의 원인과 결과 사이에 반드시 대등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원인 없는 결과는 있을 수 없고, 그 원인의 종류에 따라 결과가 적을 수도 많을 수도, 또는 전혀 생기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투입(인풋ㆍinput)을 하지 않고 산출(아웃풋ㆍoutput)을 바라는 건 공짜를 바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 다시 말해 인풋 없는 아웃풋은 없다. 또 인풋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아웃풋이 천차만별이 될 수 있다. 인풋을 할거냐 안 할거냐, 어떤 질과 양의 인풋을 할거냐, 인풋을 한 다음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거냐는 전적으로 자신의 판단과 능력에 달려 있다.

다시 사례를 들어보자. 호수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유유히 헤엄치는 백조를 구경하던 사람이 말했다. “너는 좋겠다. 그런 아름다운 모습을 여유롭게 보여줄수 있으니.” 백조는 이렇게 답했다. “이런 자태를 뽐내기 위해 두 다리는 얼마나 힘들게 움직는지 아시오.” 이처럼 훌륭한 아웃풋을 얻기 위해선 인풋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양병십년良兵十年이라는 말이 있다. 군사를 한번 일으키기 위해서는 10년 동안 지식과 정보를 모아 분석하고, 훈련하며, 판단한다는 의미다. 그만큼 인풋이 중요하다는 거다.
김우일 대우M&A 대표 wikimokgu@hanmail.net | 더스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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