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있는 여성 위한 레슨

크로스 핸드 그립은 왼손이 오른손보다 아래로 내려가고 왼손의 새끼손가락이 오른손의 검지를 덮어 싸는 모양을 연출한다. 세계적인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도 위기 때 이 그립을 가끔 이용했고, 40~50대 골퍼의 롤모델 프레드 커플스는 오래 전부터 이런 방법으로 퍼팅을 해왔다. 이 그립이 몸에 잘 맞는다면 활용할 만하다.

퍼팅이 중요한 만큼 퍼터의 그립을 어떻게 잡을지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정확한 답과 원칙은 없지만 확률을 높이는 비법은 있다. 이번엔 일반적 방법을 벗어난 변칙적인 크로스 핸드 그립과 자세를 알아보자. 왼손이 아래로 가는 크로스 핸드 그립은 일반적인 것과 반대로 두 손의 위치가 뒤바뀌어 왼손이 밑으로 내려간다. 요즘 이렇게 잡는 그립의 성공률이 높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골퍼들 사이에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골프를 시작하는 꿈나무들도 많이 이행하는 이른바 ‘대세’로 자리잡았다.

두 손바닥은 여전히 서로 마주보지만 왼손이 오른손보다 아래로 내려가고 왼손의 새끼손가락이 오른손의 검지를 덮어 싸는 모양을 연출하는 그립이다. 흔히 메이저 퀸 박지은 선수가 입스(yipsㆍ골프에서 퍼트할 때 두려움으로 나타나는 증세)를 경험한 이후 이 그립 방법으로 성공을 거뒀다. 세계적인 골프 여제 아니카 소렌스탐도 위기 때 이 그립을 가끔 이용했고, 40~50대 골퍼의 롤모델 프레드 커플스는 오래 전부터 이런 방법으로 퍼팅을 해왔다. 남아공의 영웅 비제이 싱 역시 이 그립으로 마스터스를 제패했고, 여러 유명 선수들도 이 그립 덕분에 좋은 성적을 거뒀다.

▲ 메이저 퀸 박지은 선수는 퍼트할 때 나타나는 두려움을 크로스 핸드 그립으로 이겨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크로스 핸드 그립 그 자체가 신비로운 건 아니다. 퍼팅 순간 왼손이 구부려지지 않고 손목의 각도가 유지되며, 두손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의미만 있을 뿐이다. 예를 보자. 필자를 힘들게 하던 학생이 있었다. 그 학생의 고집을 꺾는데 최소 2년은 걸렸을 거다. 퍼팅이 말을 듣지 않아 크로스 핸드 그립으로 바꿔보라고 권유했다. 그 학생은 ‘골프는 스타일이고 타이거 우즈는 리버스 오버랩 그립만 한다’며 고집을 피웠다. 결국 몇 년간 고민하던 그 학생은 왼손이 아래로 내려가는 그립을 시도해 보라는 충고를 받아들였다. “느낌이 이상하다”는 학생에게 필자는 2주만 꾸준히 연습해 보라고 권했는데, 단 1주 만에 입이 딱 벌어져서 달려왔다. “정말 좋아졌어요. 손 떨림도 없고 퍼터헤드가 볼에 정확히 콘택트가 돼요. 볼이 튀지 않고 본 그대로 그린을 타고 굴러가요.”

그 학생에겐 왼손이 아래로 가는 그립이 정답이었던 거다. 그는 이 퍼팅 그립으로 아마추어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물론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크로스 핸드 그립이 효과적일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변화는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잘 되면 좋고, 아니라면 다시 익숙한 그립으로 돌아가면 된다. 퍼팅을 잘 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마음이 편해야 한다. 골프는 여러 요소를 살펴봐도 개인적 성격이 강한 운동이다. 이 때문에 왼손이 아래로 가는 그립이 더 편안하게 느껴지면 어떻게 해서든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 좋다. 다음은 자세다. 자세가 나쁘면 퍼팅의 확률도 줄어든다.

필자는 학생들을 가르칠 때 부정적인 면은 부각하지 않는 편이다. 그렇지만 이번만은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좋은 퍼팅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좋은 자세가 필요하다.” 100번을 얘기해도 지나치지 않는 조언이다. 퍼팅은 타깃(과녁)을 정확히 맞히는 사격과도 같다. 사격을 할 때나 활을 쏠 때 자세가 구부러지거나 요동치는 걸 본적이 있는가. 뻣뻣하거나 웅크린 자세는 어디서도 본 적 없을 것이다. 마찬가지다. 퍼팅도 자세가 나쁘면 정확도가 낮다. 자세가 좋으면 그 반대다. 잊지 말자.
김용효 파빌리온 경기팀장 webmaster@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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