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행의 재밌는 法테크
고속도로에서 운전 중 통화를 하던 30대가 도주하다 20여분간의 추격전 끝에 붙잡혔다. 죄목은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한 혐의, 도로교통법 위반이다. 새해, 운전 중에 휴대전화 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
그런데 바람에 들불이 번지듯 이내 사건이 확대되고 말았다. 버스 복도 건너편에 앉아 계신 다른 남자 승객 C씨가 노인 A씨에게 “여러 사람이 있는 버스 안이니 조용히 하라”고 나무라는 것이었다. C씨는 A씨가 버스기사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단순히 술에 취해 소란을 피우는 것이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승객끼리 제2라운드 설전이 벌어진 셈이었다. A씨와 C씨의 일행은 두 사람을 말려 보려고 애를 썼지만 쉽지 않았다.
이때까지도 필자를 포함한 많은 승객은 사건의 진상을 정확히 파악할 수가 없었다. 등장인물들의 발성이 불명확해서 버스 안의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지막 인물이 등장했다. 3라운드가 시작된 것이다. 목소리가 굵직한 중년의 남자 D씨가 끼어들었다. D씨의 위엄 있는 큰 목소리가 다른 등장인물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D씨는 상황을 정리하기라도 하려는 듯 그간에 있었던 일을 정리한 후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 내용을 정리하면 대략 이렇다.
운전기사 B씨가 운전 중에 휴대전화로 통화를 했다. 노인 A씨는 운전석에서 가까운 자리에 앉아 있어 이를 볼 수 있었다. 그런데 몇 개의 버스정류장을 지나는 동안 B씨는 통화를 멈추지 않았다. 무려 20분 동안이나 통화를 했고, 참다못한 A씨는 버스기사를 나무랐다. 운전기사 B씨가 진심으로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다면 사태는 그대로 종료됐을 것이다. 하지만 B씨는 전혀 미안하거나 반성하는 기색을 보이지 않고 불손하게 반응했다. 이에 따라 분개한 A씨가 B씨를 계속해서 꾸짖은 것이다.
자초지종을 모르는 사람 입장에선 A씨가 ‘술주정을 하는구나’라고 생각했을 법도 하다. D씨는 이런 상황을 모두 설명한 후, A씨의 운전기사 B씨에 대한 지적은 정당한 것이며 이런 어르신을 격려하지는 못할망정 나무라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C씨에게 한마디했다. 그리고 운전기사 B씨를 훈계하는 것으로 끝을 맺었다. 버스 안이 조용해졌다.
한편의 연극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최근 고속도로에서 운전 중 통화를 하던 30대가 경찰의 제지를 무시하고 도주하다 20여분간의 추격전 끝에 붙잡혔다는 보도를 접했다. 죄목은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한 혐의, 도로교통법 위반이다. 도로교통법은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범칙금을 물도록 하고 벌점을 부과하고 있다. 새해가 밝았다. 운전 중에 휴대전화 통화를 하지 않겠다는 결심을 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조준행 법무법인 자우 변호사 junhaeng@hotmail.com
조준행 법무법인 자우 변호사
junhaeng@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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