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승진 리스크

 
한국가스공사 공채 1기 출신, 창립 30년 만에 내부 출신으로 CEO에 오른 장석효 전 가스공사 사장이 불명예 퇴진했다. 회사법인 카드로 여행경비를 충당하는 등 회사돈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했다가 철퇴를 맞았다. 40여년간 한국수력원자력에 몸담은 김종신 전 사장은 뇌물수수혐의로 징역 5년형을 선고 받았다. 원전 운영의 투명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원전비리 ‘윗선’으로 지목되며 불명예를 안았다.

공기업 기관장에 오른 내부 인사가 부패와 비리로 흔들리고 있다. 관행적으로 이뤄지는 공기업 민관유착의 폐해다. 검은돈의 유혹을 뿌리치는 건 내부 인사나 전직 고위 관료 출신인 ‘관피아’나 어려운 일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공기업 수장에 적합할까. 기본으로 돌아가 보자. 공기업 수장이라면 해당 기관과 관련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 동시에 리더로서 조직을 이끌 수 있는 역량도 지녀야 한다. 정권 낙하산 인사는 정치적인 이해관계에 흔들리기 때문에 공기업 수장에 어울리지 않는다. 전문성 역시 떨어진다. 그러나 정권이 교체되면 언제나 논공행상식 낙하산 인사가 이뤄진다. 박근혜 정부 역시 마찬가지였다. 다른 게 있다면 세월호 참사 이후 주춤했다는 점이다.

낙하산 인사를 제외하면 내부 인사든 전문성을 지닌 전직 관료든 누가 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해당 공기업을 발전시킬 능력만 있으면 된다. 물론 검은돈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는 도덕성ㆍ청렴성을 지녀야 한다. 이는 기관장 선정 시 검토해야 할 문제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 공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점이다. 공기업 조직을 보다 강력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공기업이 정치권 낙하산, 전문성이 결여된 관피아에 휘둘리지 않는다. 공기업 기관장으로 내부승진자를 키워야 하는 이유다.
박용선ㆍ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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