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기택 산업은행 회장

▲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이 1월 28일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신년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동부그룹 구조조정이 진통을 겪고 있다. 그룹의 모태격인 동부건설은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그룹의 핵심 자산은 헐값에 매각됐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이 “산은에 적극 협조했으며 구조조정의 성공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지만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다”며 산은 책임론을 주장한 까닭이 여기에 있다. 홍기택 산은 회장의 입장은 어떨까.

지난 1월, 동부그룹의 모태격인 ‘동부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2013년 말부터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을 추진해 온 산업은행의 책임론이 불거졌다.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공개석상에서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1월 2일 신년사에서 “산은에 적극 협조했으며 구조조정의 성공을 조금도 의심하지 않았지만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 우리 앞에 벌어지고 있다”며 “온갖 불리한 상황에 동부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고 땀 흘려 일한 성과들이 쓰나미에 휩쓸려 초토화되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김준기 회장은 2013년 11월 동부그룹의 구조조정을 산은에 위임했다. 그 뒤 동부LED, 동부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동부제철은 자율협약을 통해 채권단에 경영권을 넘겼다. 동부특수강과 동부익스프레스는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매각됐다. 김준기 회장은 이 구조조정의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고 주장한다.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매각이 바로 그것이다. 

김 회장은 “산은이 동부그룹의 핵심자산인 옛 동부발전당진(현 당진에코파워)과 동부제철 인천공장을 패키지로 묶어 팔려고 하면서 포스코만 바라보다 골든타임을 놓치고 결국 모든 자산을 헐값에 매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몰렸다”고 비판했다. 다시 말해 동부그룹 구조조정의 실패가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매각을 주도한 산은에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다.

 
실제로 산은은 옛 동부발전당진과 인천공장을 묶어 ‘패키지 딜’을 시도했지만 무산됐다. 숱한 진통 끝에 SK가스가 옛 동부발전당진을 2010억원에 인수했지만 동부의 예상인수가격 4000억원의 절반밖에 안 되는 금액이었다. 그럼 김 회장의 ‘산은 책임론’에 산은의 수장 홍기택 회장은 어떤 견해를 갖고 있을까. 1월 28일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 회장이 밝힌 생각과 주장을 1문1답 형식으로 재편집했다.

✚ 김준기 회장은 옛 동부발전당진이 헐값에 팔렸다고 주장한다.
“그렇지 않다. 옛 동부발전당진의 경우 발전용량이 동양발전(매각가 4000억원)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매각 대상 지분도 100%가 아니라 60%에 그쳤다.”

✚ 옛 동부발전당진과 인천스틸의 패키지딜 매각 실패는 산은의 책임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산은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게 아니다.”

✚ 그렇다면 김 회장도 동의를 했다는 건가.
“동부그룹과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진행한 것이다.”

✚ “산은 때문에 동부그룹의 모든 자산이 헐값에 매각됐다”는 김 회장의 주장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동부그룹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장한 자산 가격은 시장의 평가가격과 큰 차이를 보였다.”

✚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동부그룹에서 2013년 11월 ‘3조2000억원의 자산이 있으니 유동성을 공급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살펴본 결과, 시장 가격과는 차이가 컸다. 동부제철이 1조원이 넘는다고 주장한 동부인천스틸의 경우 매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당시 중국 업체까지 조사했지만 반응이 없었다.”
박용선 더스쿠프 기자 brave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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