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일의 다르게 보는 경영수업

▲ 물의 속성을 잘 이해한 후 활용하는 자는 최고의 리더가 될 수 있다.[사진=뉴시스]
물이 없으면 생명과 사물이 존재할 수 없다. 그만큼 세상에 물만큼 중요한 물질은 없다. 아무리 탄탄한 돌이라도 소수량의 수분은 반드시 함유돼 있다. 경영 역시 마찬가지다. 경영의 성패를 좌우하는 ‘수법칙水法則’이 존재한다.

물이란 물질을 보면 기묘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두개의 수소와 한개의 산소분자가 결합해 투명한 형태의 액체 형태를 띤다. 어떤 그릇에도 몸을 맞춰 들어가고, 모든 때와 흠을 수용한다. 섭씨 100도 이상이 되면 끓기 시작해 기체인 수증기가 되고, 영하에선 고체인 얼음으로 모습을 바꾼다. 수소와 산소 두 원자가 이렇게 다양한 형태의 물질로 변하면서 세상을 만드는 건 경이로움 그 자체다.

세계를 정복한 칭기즈칸은 적의 성을 공격하지 않았다. 수성守城을 고집하는 적군을 무너뜨리기 위해 무모하게 성벽을 타거나 밑에서 쏘는 공격을 자제한 것이다. 위치적 불리함 때문에 승산이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칭기즈칸은 성안으로 흘러들어가는 수원水原을 끊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렇게 성내 지하수가 말라버리자 적진은 아비규환에 빠졌다. 이런 칭기즈칸처럼 물의 속성을 잘 이해한 후 이용하는 자는 최고의 승리자가 될 수 있다. 이제 ‘한문’으로 물의 중요성을 되새겨보자. 법法자를 보라. 물수水변에 갈 거去자다. 물이 흐르는 게 법이란 뜻이다. 경영經營의 경經자를 보라. 시냇물川이 흘러가듯이 만들어가라工는 뜻이다. 이를 바탕으로 물의 속성에서 경영원리를 한번 찾아보자.

첫째, 물은 생명의 씨앗을 나게 한다. 이는 변하지 않으면 도태한다는 경고 메시지를 준다.  끊임없는 창조만이 최고의 생존전략이라는 얘기다. 둘째, 물은 어떤 모양의 그릇에도 담길 수 있다. 마찬가지로 경영엔 규칙, 규범, 정답은 없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상황에 따라 사고와 행동의 틀을 변화시킨다. 셋째, 물은 흐를 때 서로 다투지 아니한다. 이는 욕심을 내 나 홀로 질주하며 남을 이기려 하면 넘어진다는 진리를 알려준다. 함께 가야 멀리 갈수 있고 시장의 파이도 커진다. 넷째, 물은 모든 걸 수용한다. 경영에서도 무언가를 배격하면 적이 생기고, 무언가를 수용하면 더 큰 동반자가 생긴다.

다섯째, 물은 노도와 같은 폭발력을 갖고 있다. 이런 물의 속성을 경영에 접목하면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를테면 구조혁신과 시장점령을 위해선 단번에 큰 힘을 낼 수 있는 지혜를 짜는 게 중요하다. 여섯째, 물은 틈새로도 흘러간다. 이는 틈새시장을 무시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블루오션에 치밀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전략을 세우는 건 중요한 경영가치다. 일곱번째,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른다. 경영 역시 마찬가지다. 자만심을 버리고 겸손한 초심으로 경영을 펼쳐야 더 큰 실적을 남길 수 있다.

 
여덟 번째, 물은 오물을 씻어준다. 부조리와 비효율이 경영을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기업에도 물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모든 시스템이 견제와 균형 속에 돌아가면 비효율을 막을 수 있다. 아홉번째, 물은 막히면 돌아간다. 경영 역시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는 게 많다. 이럴 땐 무리하지 말고 우회해서 새길을 찾아야 한다.

열 번째, 물은 길이 없으면 잠시 머문다. 경영을 펼칠 때도 미래의 길이 안 보일 때가 있다. 이 경우 길이 보일때까지 잠시 힘을 축적하고 머무는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필자는 이들을 ‘경영의 10가지 수법칙水法則’이라고 부르고 싶다. 중국의 노자가 말한 ‘상선약수上善若水(최고의 방법은 물과 같다)’는 글귀가 이를 압축해 준다.
김우일 대우M&A 대표 wikimokgu@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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