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3大 대학상권 | 홍대ㆍ신촌ㆍ건대

대학가는 부동산 투자의 영원한 1순위다. 대학가는 사람이 몰린다. 대부분 역세권에 위치해 있고,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상권에 비해 객단가가 저렴해서다. 일부 대학가 상권은 규모나 유동 인구면에서 웬만한 상권을 능가한다. 권리금이나 임대료도 상상 이상이다. 투자판 맹모孟母(자식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를 단행한 맹자의 어머니)가 눈독을 들이는 서울 대학가 3곳을 진단했다.

▲ 부동산 시장에서 대학상권은 블루칩으로 통한다.[사진=뉴시스]
◆ 떠오르는 홍대 상권=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도 탐내는 대학가 상권이 있다. 서울 홍대 상권이다. 마포구 서교동과 동교동에 걸친 홍대 상권엔 클럽ㆍ주점ㆍ영화관ㆍ음식점 등이 밀집해 있다. 인천공항철도 홍대입구역이 2010년 말 개통한 이후 북쪽인 연남동 방향으로 스몰비어로 불리는 맥주집과 게스트하우스가 대거 들어섰다. 남쪽인 서교동과 상수동으로는 홍대 상권의 높은 임차료를 피해 온 카페와 음식점이 들어찼다.

최근에는 홍대입구역이나 합정역에서 멀리 떨어진 망원동과 성산동까지 요우커를 겨냥한 쇼핑센터 개발 붐이 일고 있다. 공항 접근성이 좋아서다. 망원동과 성산동에서 공항철도를 타거나 강변북로를 이용하면 공항까지 쉽게 이동할 수 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마지막으로 이곳에 들러 쇼핑을 한 뒤 공항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 화교들이 이곳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도로를 낀 단독주택은 품귀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3.3㎡(약 1평)당 1500만~2000만원 수준이던 단독주택값은 400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관광버스 진입이 가능한 도로를 낀 단독주택이 많지 않아 화교들이 남가좌동까지 쇼핑센터 부지를 알아보러 다닐 정도다. 엔터테인먼트 회사가 홍대입구 다음 역인 합정역 부근에 자리 잡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방송ㆍ연예 산업의 중심축이 여의도에서 상암DMC(Digital Media City)와 일산으로 이동한 결과다. 홍대 상권 일대는 강변북로 등을 이용해 10분 안에 상암DMC로 이동할 수 있다.

◆ ‘썩어도 준치’ 신촌 상권=뭐라 해도 신촌 상권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대학가 상권이다. 젊음의 거리, 축제의 거리인 신촌 상권은 대학가 상권으로 형성돼 1980~1990년대를 거치며 서울 서부 대표상권으로 발전했다. 신촌 상권의 지리적 범위는 신촌로터리와 연세대로터리를 연결하는 연세로(대로), 그 이면지역이다.

▲ 마포구 서교동과 동교동에 걸친 홍대 상권엔 클럽ㆍ주점ㆍ영화관ㆍ음식점 등이 밀집해 있다.[사진=뉴시스]
신촌 상권은 유동인구의 연령층이 다양한 대형상권, 야간 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야간상권으로 통한다. 연세대ㆍ서강대ㆍ이대ㆍ홍대 등과 인접해 있어 대학생을 주 소비층으로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주변지역 직장인까지 유입되면서 폭발적인 유동인구를 자랑한다. 주간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편이지만 대부분의 업종이 음식과 주점으로 구성돼 있어 야간 유동인구가 많다.

요우커가 바꿔놓은 ‘상아탑 라인’

연세로를 따라 대로변으로는 화장품 매장ㆍ드럭스토어ㆍ커피숍ㆍ패스트푸드ㆍ의류매장 등이 주로 입점해 있다. 연세로 양 옆의 이면도로에는 먹자상권이 형성돼 있다. 다만 연세로 동편ㆍ서편의 유동인구와 업종은 차이를 보인다. 신촌로터리에서 연세대 방향을 기준으로 연세로 동편에 위치한 상권은 대형 음식시설이 주를 이룬다. 오랜 전통을 지닌 형제갈비를 비롯해 건물전체를 매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스타벅스, 요리주점과 패밀리레스토랑 등이 입점해 있어 가족단위 외식까지 가능하다.

과거 신촌 상권의 핵심지역이던 연세로 서편은 대체적으로 매장 규모가 작은 편이다. 저렴한 가격의 고깃집이 주를 이루고 있고, 주점ㆍ호프집, 노래방 등의 매장이 오밀조밀하게 몰려 있다. 주요 유동인구는 2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30~40대 직장인까지 다양하다. 대학생과 직장인 회식장소로 적당한 곳이다. 하지만 신촌 상권은 2000년대 접어들어 홍대상권이 부상하면서 침체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최근 지자체와 상인들이 상권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데, 신촌 상권이 과거의 명성을 재현할지 기대된다.

◆ 서울 동부 최대 상권 건대입구=강남에서 차를 타고 청담대교를 건너 5분만 더 올라가면 ‘차 반 사람 반’인 사거리를 맞이한다. 서울 동부지역 최대 상권인 건대입구역이다. 평일 낮 시간에도 건대입구역 근처는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지하철 2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데다 백화점ㆍ마트ㆍ병원이 사거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교통신호가 바뀔 때면 도로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1990년대만 해도 건대 상권은 화양리 상권(건국대 후문과 세종대 정문 사이)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화양리에 윤락가와 유흥업소가 무질서하게 들어서자 정부가 단속을 시작했고, 1995년 청소년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후 사람들은 건대입구로 발길을 옮겼다. 건대 상권이 본격적으로 주목받은 건 2000년부터다. 청담대교(1999년)와 지하철 7호선(2000년)이 개통되면서 이 지역 유동인구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현재 건대입구역을 이용하는 승객은 하루 평균 12만명이 넘는다. 이 가운데 하루 5만명 이상이 건대 상권에서 지갑을 여는 것으로 추산된다. 강남역과 압구정역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건대 상권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건 2007년 스타시티가 완공되면서부터다. 스타시티는 이마트ㆍ롯데시네마ㆍ롯데백화점ㆍ전문쇼핑몰ㆍ오피스텔 등의 상업시설과 고급 아파트와 시니어타워 등 주거시설을 갖춘 주상복합단지다. 2002년 건국대 재단법인은 야구장 부지(10만㎡ㆍ약 3만250평)를 팔아 연면적 40만㎡(약 12만1000평) 규모 주상복합단지로 탈바꿈시키는 스타시티 프로젝트를 단행했다. 스타시티는 건대 상권 발전의 기폭제가 됐고, 배후 주거지 소득 수준도 올라갔다. 건대 상권 주변에 더샵스타시티를 비롯해 두산위브파크ㆍ이수브라운스톤ㆍ이튼타워리버ㆍ트라팰리스 등의 고급 주상복합이 1만 가구 가까이 들어섰다.

지하철 7호선 개통 이후 건대상권 인기

여기에 오피스텔ㆍ원룸 등 소규모 주거시설도 대거 밀집해 배후 수요가 탄탄하다. 때문에 이곳 상가나 상업지역 인근 상가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인다. 광장동 주변 상가의 경우 분양면적 58.67㎡(약 18평)인 1층 아파트 전용상가는 매매가가 6억원선으로 형성돼 있다. 보증금 5000만원에 월세 250만원으로 임차가 완료된 매물도 다수 있어 월세 임대수익과 미래가치를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건대 상권은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먹자골목ㆍ로데오거리ㆍ쇼핑센터로 인해 향후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장경철 부동산센터 이사 2002c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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