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2014년 실적 갑론을박 이유는…

▲ 외환은행이 지난해 4분기 82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사진=뉴시스]
외환은행의 실적부진을 두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엇갈린 의견을 내놓았다.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6일 발표한 2014년 실적발표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지난해 36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리는 데 그쳤다. 전년 대비 17.8% 줄어든 금액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1.2% 증가한 하나은행과는 대조적인 실적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에는 820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지난해 9월 외환카드 분사 이후 0.23%포인트 하락한 1.88%를 기록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도 전년보다 높아졌다. 김정태 회장은 외환은행 실적 부진의 원인을 ‘론스타’에서 찾고 있다. 지난 10일 열린 김병호 하나은행장 취임식에 참석한 김정태 회장은 “외환은행의 전 대대주 론스타가 투자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게 실적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3550억원을 기록한 부산은행과 외환은행을 비교하며 실적부진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외환은행이 부산은행에 비해 직원수는 2배가 넘고 자산은 3배 정도이면서 부산은행보다 이익을 못 낸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정말로 외환은행을 위한다면 노조도 위기를 느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외환 노조측은 “실적부진의 원인이 김 회장의 경영실패에 있다”고 주장했다. 외환 노조는 “하나은행보다 월등한 수익력을 보이던 외환은행의 실적이 하락세를 띤 건 2012년 2월 이후”라며 “이는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인수되고 김 회장이 취임한 시기와 거의 일치한다”고 밝혔다.

외환 노조는 실적악화의 원인으로 ▲ 외환카드 분리에 따른 6400억원의 자본금 이탈 ▲ 하나은행 우선정책 등 경영간섭 ▲ 7개월 동안 통합작업 빌미로 이뤄진 조직 흔들기 등을 꼽았다. 그뿐만 아니라 ‘모뉴엘 사태’에 따른 대손비용 682억원이 발생한 것도 경영실패 때문이라는 게 외환 노조 측의 주장이다.

외환 노조 관계자는 “2012년 ‘기업스마트론’을 시행하면서 모뉴엘 여신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당시 기업사업그룹장은 김한조 현 행장으로 경영진이 수익성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대출을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실적은 김 회장과 하나금융의 총체적인 경영능력 부재와 경영실패의 결과”라며 “경영실패와 외환은행 영업방해 등에 대한 철저한 해명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