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장 스마트하게 보는 비법

민족대명절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직장인의 가슴은 답답하다. 설 차례상을 차리기가 지난해보다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설 제수품을 구입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다소 올라서다. 하지만 한푼이라도 아끼면서도 풍성한 차례상을 차릴 수 있는 비법은 있다. 설 직전까지 제수용품 구입을 미루는 것은 대표적 비법이다. 설 차례상 스마트하게 차리는 방법을 알아봤다. 

▲ 설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 어느 때보다 스마트한 장보기가 필요하다.[사진=뉴시스]
1년을 손꼽아 기다려온 민족 대명절 설이 코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그리 썩 유쾌하지만은 않다. 연말정산ㆍ담뱃값 인상 등으로 살림살이는 날이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세뱃돈 부담까지 더하면 직장인들의 압박은 심해질 게 뻔하다. 올해 설차례 비용도 다소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물가협회가 2월 2~3일 이틀간 과일류ㆍ견과류ㆍ나물류 등 차례용품 29개 용품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 비용(4인 가족ㆍ전국 기준)은 전년(18만7710원) 대비 0.6% 상승한 18만8760원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차례상을 차렸을 땐 1050원 비싼 18만9480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18만5690원)보다도 2% 오른 비용이다. 가격 변화는 품목별로 다소 차이가 났다. 과일류는 지난해 비교적 양호했던 기상여건으로 작황이 좋아 가격이 안정적이다. 하지만 설 제수용품으로 주로 구입되는 과일은 가격이 전년 대비 10.3% 오른 1만3440원(300g 이상ㆍ5개)에 거래됐다. 배는 지난해와 동일한 1만6250원에 거래됐다.

곶감 저렴한 가격에 구매 가능
 
사과(부사)와 배(신고)를 5개씩 준비하는 데 드는 비용은 2만9690원으로 전년 대비 4.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수용 과일은 최상품을 쓰기 때문에 가격이 다소 올랐다. 하지만 이 역시 설을 앞두고 저장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안정될 전망이다.  육류 가격이 대부분 안정적인 가운데 닭고기 가격도 올랐다. 닭 세마리를 구입하는 데 드는 비용은 지난해 1만3500원에서 1만4480원으로 7.3% 올랐다. 달걀 가격도 올랐다. 특란(30개)은 지난해와 비교해 0.4% 오른 5110원에 거래됐다.
 

▲ 과일은 명절이 임박해 구입하는 게 훨씬 좋다.[사진=뉴시스]
지난해 불어 닥친 조류독감(AI) 여파가 컸다. 쇠고기(국거리 양지ㆍ400g)와 돼지고기(수육, 목삼겹 1㎏)의 경우 전년 대비 각각 5.9%, 3.4% 내린 1만2550원, 1만4820원에 거래돼 가격 흐름이 안정적이다. 쇠고기는 지난해 구제역 발생으로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됐지만 차이가 크지 않았다. 실제 살처분 규모가 적고 수입 쇠고기의 관세 인하로 수입량이 늘어 안정적인 가격 흐름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식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갈빗살ㆍ치마살 등 비선호 부위의 소비가 활성화 된 것도 이유다.

이마트는 최근 하락한 한우 시세를 반영해 한우 선물세트 가격 인하에 나서기도 했다. 이마트의 올 설 한우 선물세트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3~7% 내렸다. 채소류는 산지 한파와 폭설로 생육 부진을 겪는 등 출하량이 감소해 설이 임박하면서 가격이 소폭 오를 전망이다. 견과류 가격은 종류에 따라 소폭 오르거나 떨어졌다. 밤(1㎏)은 평균 5970원으로 전년(5880원) 대비 1.5% 상승했다. 대추(400g)와 곶감(상품 10개)은 전년 대비 각각 7.1%, 1.4% 하락한 5000원, 9440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밤과 대추는 풍작이었지만 대과大果 비중이 적어 크기에 따라 가격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곶감은 저장량이 많아 전년 대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수산물 중 수입산 조기(부세), 북어포 한 마리와 동태포(1㎏)를 준비하는 데 드는 전국 평균비용은 1만8630원으로 전년 대비 0.3%로 소폭 하락했다. 제수용품으로 쓰이는 수입 수산물은 명절이 다가올수록 수요가 활발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해양수산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수산물 가격 안정화를 위해 정부 비축 수산물 1만4000여t을 시장에 방출할 준비를 마쳐, 가격은 큰폭으로 뛰지 않을 것이다. 품목별 방출물량은 명태 4000tㆍ고등어 1000tㆍ오징어 4000tㆍ갈치 600tㆍ조기 200t 등이다. 시기는 설 연휴 직전인 2월 17일까지 전통시장에 우선 방출한다. 주요 전통시장을 비롯해 수협 바다마트와 농협 하나로마트ㆍ이마트ㆍ롯데마트 등에서 시중가격보다 10~45% 저렴한 가격에 수산물을 구입할 수 있다.

차례상 구입비용은 여전히 전통시장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가 설 수요가 많은 35개 품목을 조사(6~7인 기준)한 결과 차례상 구입비용은 전통시장이 24만3352원, 대형 유통업체는 32만9025원으로 전통시장이 평균 26.0%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밤(생율ㆍ1㎏) 가격은 전통시장이 대형유통업체 대비 69.8% 저렴했다. 삶은 고사리(400g)와 깐 도라지(400g) 역시 각각 60.9%, 57.1% 저렴했다. 35개 품목 중 대형 유통업체가 저렴한 품목은 7개 품목에 불과했다. 부침가루(500g)ㆍ식혜(1.8L)ㆍ청주(1.8L)ㆍ애호박(5개)ㆍ배추(1포기)ㆍ쌀(2㎏)은 전통시장보다 각각 2.2%ㆍ0.1%ㆍ4.6%ㆍ2.2%ㆍ6.7%ㆍ9.4%ㆍ26.4%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한 제수용품을 미리 준비하는 것도 방법이다.

석보성 한국물가협회 연구원은 “최근 설 제수용품 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어 가공식품이나 저장식품 등은 미리 구매하는 게 좋다”며 “하지만 사과, 배 같은 제수용품이나 수산물은 설에 임박해 구매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은 정부에서 명절이 임박해 저장물량을 풀어 가격을 조절하는 품목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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