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분석 | 유통

 
최근 유통업계가 치열해진 경쟁 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치열해진 경쟁 탓에 늘어나는 매장만큼 이익이 늘지 않고 있다. 고정자산회전율만 봐도 알 수 있다.

지난해 국내 유통업체들은 우울한 성적표를 받았다. 특히 대형 유통 3사의 실적이 신통치 않았다. 신세계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 6.5% 줄어들었다. 중국사업 부진, e-커머스 성장이라는 이중고에 휩싸인 롯데쇼핑은 4분기 실적부진이 예상되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이 회사의 올 1월 23일 주가는 장중 한때 24만4000원까지 추락하면서 최근 1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대백화점 역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면서 증권회사들이 앞다퉈 ‘투자보류’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형 유통 3사의 실적이 부진한 까닭은 점포매출의 감소에 있다. 더스쿠프가 분석한 롯데쇼핑의 고정자산회전율을 보면, 2009년 3분기 113.4%에서 2014년 3분기 86.5%로 26.9%포인트 떨어졌다. 신세계 역시 같은 기간 95.1%에서 54.5%로 40.6%포인트 줄어들었고, 현대백화점은 12.5%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대형 유통 3사의 유형자산인 ‘점포’가 효율적인 매출을 내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형 유통사들이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점포를 늘렸지만 효율은 떨어졌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9년말 81개였던 백화점 점포수(국내 기준)는 2014년 9월말 93개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의 점포수 역시 398개에서 498개로 늘어났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유통 3사의 고정자산회전율이 감소했다는 건 자산 증가율 대비 매출증가율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는 점포당 효율이 그만큼 나오지 않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경쟁사간의 심화, 규제 강화, 전자상거래나 해외직구 등 여러 유통채널로 소비자들이 이동하면서 이들 기업이 자산을 투입한 만큼 매출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숙경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의 유통시장은 포화상태로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기존 점포를 통해 매출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며 “하지만 최근 유통업계가 출점을 앞두고 있는 아울렛이나 복합쇼핑몰의 경우 상대적으로 공급에 비해 수요가 높아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홈쇼핑 업체인 CJ오쇼핑의 고정자산회전율은 2009년 3분기 393.3%에서 2014년 3분기 863.5%로 470.2%포인트 높아졌다. 하지만 의미 있는 수치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지영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홈쇼핑은 오프라인 점포가 없어 고정자산회전율로 단순비교해선 안 된다”며 “유형자산이라고 할 만한 게 물류센터ㆍTV 장비ㆍ사옥 등으로 얼마 없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