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분석 | 철강ㆍ비철금속

 
국내 철강시장은 중국에 거의 잠식당했다. 가격경쟁에 밀려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기업들이 자산배분도 적절하게 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국내 철강 업계가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값싼 중국산産 철강재가 국내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다. 지난해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내수 대비 41%로 2008년 이후 최대치를 찍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경제마저 예년만 못해 철강재 수출량도 크게 줄어들었다. 당연히 철강업계의 매출과 영업이익도 감소했다.

포스코의 2013년 매출은 2011년 대비 약 7조원이 줄었고, 영업이익은 반토막 났다. 2014년 매출은 2014년 대비 4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3조2000억원대로 예상되는 영업이익은 큰 변화가 없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고부가제품과 제품 다변화로 수익을 개선했지만, 2011년 수준을 회복한 것에 불과하다. 동국제강은 2012년과 2013년 각각 2251억원, 995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최악의 실적을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 역시 적자가 예상된다. 고로를 만드는 내화업계도 철강업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다.

문제는 철강업계를 꽁꽁 얼리고 있는 ‘중국발 위협’이 계속될 거라는 점이다. 최근 자율협약에 들어간 동부제철이 비용절감을 위해 냉연제품의 원자재(열연강판) 물량을 중국산으로 대체할 전망인 것은 대표적 사례다. 더 심각한 것은 설비 등에 투입되는 자본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점이다. 철강ㆍ비철금속 업종의 고정자산회전율은 2014년 3분기 280.9%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체 업종 평균 519%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포스코(마이너스27.5%)ㆍ현대제철(마이너스10. 7%)ㆍ고려아연(마이너스62.3%)ㆍ동국제강(마이너스36.6%) 등 이 업종을 대표하는 기업의 2014년 3분기 회전율도 2009년 3분기 대비 크게 떨어졌다.

중국 리스크에 투자수익도 마이너스

이재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설비투자를 단행한 곳이 많다”며 “세계 경기가 개선되지 않으니 역풍을 맞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포스코는 에너지사업을 키운다며 지난해 인수ㆍ합병(M&A)으로 몸집을 불렸고, 현대제철도 2013년 2400만t 조강생산능력을 갖춘다며 고로를 3개나 지었다. 물론 현대하이스코나 동부제철처럼 일부 회전율이 늘어난 곳도 있지만 의미 있는 수치는 아니다. 이재광 연구원은 “현대하이스코는 냉연사업부를 분할매각했고, 동부제철은 인천공장 매각을 진행 중”이라며 “매출이 늘지 않아 고정자산회전율이 좋아진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정덕 더스쿠프 기자  juckys@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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