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스마트폰 시장 현주소
2014년 3분기를 기점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률이 세계시장의 성장률을 밑돌기 시작했다. 이유는 2가지다. 글로벌 상위 수준에 도달한 스마트폰 보급률과 침투율, 중국 통신 사업자의 보조금 축소에 따른 교체 수요 위축이다. 이에 따라 내수시장만으로 충분한 물량 확대와 글로벌 점유율 상승의 뒷받침이 되는 시절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꺾였다. 지난해 3분기를 기점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세계 시장 성장률을 밑돌기 시작했다. 2014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대비 20% 성장했지만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률은 같은 기간 11% 성장에 그쳤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2011년(179%)ㆍ2012년(129%)ㆍ2013년(86%) 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이에 따라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하락세로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 35.6%로 정점을 찍은 뒤 3분기는 33.6%로 낮아졌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3년간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 배경은 3G망 구축과 모바일 인터넷 환경 개선, 업체간 경쟁 심화에 따른 1000위안(약 17만6000원) 이하의 보급형 스마트폰 확산, 피처폰(일반 휴대전화) 수요의 대체 등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2014년 하반기부터 중국 시장의 성장률이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그 이유는 2가지다.
첫째, 스마트폰의 보급률과 침투율이 이미 글로벌 상위 수준에 도달했다. 둘째, 중국 통신 사업자들이 보조금 규모를 줄임에 따라 교체 수요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휴대전화 사용자 중 스마트폰 사용자를 의미하는 스마트폰 보급률을 보면 중화권(중국ㆍ대만ㆍ홍콩)은 2014년 말 49%에서 2014년 말에는 68%로 상승했다. 이는 선진 아시아ㆍ북미ㆍ일본ㆍ서유럽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며 글로벌 평균인 51%를 웃돌고 있다.
중국은 아직 전체 인구 대비 휴대전화 가입 비율은 상승의 여지가 있다. 하지만 최근 3~4년간 스마트폰의 빠른 보급으로 스마트폰의 신규 수요가 거의 포화 상태에 근접해 가고 있다. 스마트폰도 교체 수요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통신 사업자들의 보조금 축소 정책이 교체 수요에 찬물을 끼얹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6월 국유 기업 대상 세계 개혁의 일환으로 이동통신 3사에 부과하던 세율을 3%에서 11%로 인상했다.
또한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이동통신 3사에 향후 3년 내 전체 마케팅 비용의 20%를 축소하라고 요구했다. 이통동신 3사가 단말기 보조금 축소에 나선 이유다. 보조금 축소 국면에 따라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유통 전략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사업자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온라인과 소비자 시장(Open Market) 비중을 확대하고 물량 확대가 제한될 수 있는 만큼 고가폰 비중을 높이고 있다.
저성장 국면에 진입한 중국
화웨이는 통신 사업자를 통한 판매 비중을 20%로 줄이고 온라인ㆍ소비자 시장 비중을 80%로 확대했다. 또한 통신 사업자들의 요구에 대응했던 저가폰 생산량을 대폭 축소하겠다는 전략이다. ZTE도 통신 사업자 대상 주문형 스마트폰 생산량을 절반 정도 축소하고 현재 20% 수준인 온라인 유통 비중을 2015년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양보다 질을 앞세운 경쟁으로 변모할 것이다. 2014년 중국 4G 시장이 개화하면서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에게도 중요한 기회를 제공했다. 중국 이동통신 시장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차이나모바일은 공격적인 4G(TD-LTE) 서비스 계획을 수립하며 신속한 전국망 구축, 네트워크 최적화, 4G 스마트폰 대량 판매, SIM 카드 교환의 적극 장려, VoLTE(LTE망을 이용한 음성통화)와 RCS(Rich Commu nication Suite) 신속한 추진 등의 전략을 실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4G 서비스 관련 차이나모바일의 2014년 계획안과 실행 과정을 보면 4G망 투자를 위한 자본적지출(CAPEX)로 749억 위안을 책정했고 상반기 중 328억 위안을 집행했다. 2014년 내 기지국 50만개 이상을 구축하겠다는 계획 아래 상반기 41만개 구축을 완료했다. 5000만명을 목표로 한 4G 가입자는 지난해 말 9000만명을 확보해 큰 폭으로 초과 달성했다. 차이나모바일은 2015년 휴대전화 판매량 목표로 2억5000만대를 설정했다. 이 중 2억대가 4G 스마트폰이다. 2018년까지 전세계 LTE 접속량의 20%를 차이나모바일이 차지할 전망이다.
IT리서치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중국에서 시분할 방식 롱텀에볼루션(TD-LTE) 스마트폰 시장은 2015년 1억1400만대, 2016년 1억4100만대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LTE를 포함한 4G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014년 1억1300만대에서 2015년 2억500만대, 2016년 2억5800만대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4G 스마트폰 비중도 2014년 25%에서 2015년 45%, 2016년 55%로 늘어날 것이다. 또한 2015년에 판매되는 4G 스마트폰의 절반은 100달러(약 11만원) 이하가 될 것이다.
이런 시장의 급변기는 업체간 경쟁력 격차가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샤오미와 쿨패드 등은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통해 4G 교체 수요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이들은 4G 3모드(TD-LTEㆍTD-SCDMA ㆍGSM) 스마트폰의 가격을 3G 3모드 스마트폰과 대등한 110달러 수준까지 낮췄다. 하지만 제품 라인업을 신속하게 상향할 수 없는 현지 업체들은 재고 비용이 증가하고 점유율이 하락하는 등 위협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업체, 해외시장 공략에 몰두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는 사실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내수시장 지위만으로 충분한 물량 확대와 글로벌 점유율 상승이 뒷받침되는 시절은 끝났고 점유율 경쟁이 생존을 위한 경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 스마트폰 11개사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3분기 30.6%로 2분기 대비 소폭 하락했다. 해외 시장 성과 없이는 정체되거나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국 업체들은 2015년부터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내 무풍지대에 가까웠던 특허 이슈가 전면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는 얘기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 jisan@kiwoo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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