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수의 Clean Car Talk

▲ 차량을 판매한 이후 고객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과거와 달리 소비자는 차량의 외부 디자인을 중요시한다. 연비는 말할 것도 없다.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에 품질까지 비교한다. 단순히 한가지 요소만을 보는 게 아니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감각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국산차와 수입차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동안 아성을 쌓아온 현대차는 줄어드는 점유율 방어에 한창이고, 수입차는 ‘이번이 기회다’며 점유율 올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수입차 역시 언젠가는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안고 있다. 특히 수입차 시장 절대 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BMWㆍ벤츠ㆍ폭스바겐 등 독일 브랜드 3인방의 고민이 커 보인다. BMW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 4만대를 넘어섰다. 벤츠와 폭스바겐은 3만대를 팔았다.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반대로 소비자가 식상한 브랜드로 여기는 움직임도 나타난다. 이는 매출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판매가 한번에 뚝 떨어지면 재상승 곡선을 그리기가 매우 어렵다. 소비자의 부정적인 시각을 바로 잡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현대차를 중심으로 한 국산차와 수입차가 생각하는 주제는 ‘과연 소비자가 어떤 기준으로 신차를 구매할 것이냐’다.

과거와 달리 소비자는 외부 디자인을 중요시한다. 연비는 말할 것도 없다.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에 품질 우위까지 비교한다. 단순히 한가지 요소만을 보는 게 아니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감각적으로 선택한다는 것이다. 국내 소비자에게 ‘어떤 중고차를 원하냐’고 물으면 대부분 ‘싸고 좋은 차’라고 답하는 걸 보면 잘 알 수 있다. 싸고 좋은 중고차는 없고, 적절한 가격에 좋은 중고차를 사는 게 가장 현명하단 걸 알면서도 말이다. 이는 신차 시장도 다르지 않다.

앞으로 국산차와 수입차가 신경써야 할 부분은 ‘소비자 배려’로 판단된다. 단순히 일회성 판매가 아니라 향후 가족이나 친지 등 주변 인물까지 고려하면 중장기적인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무상 애프터서비스(AS) 기간 동안 적극적이고 사려 깊은 서비스는 당연하고, 이 기간이 끝난 후에도 얼마나 고객을 잘 관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고객을 위해 각종 행사나 음악회 등을 개최하는 차별적인 마케팅 전략도 소비자 배려와 같은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수입차의 경우 부품비와 공임 등의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느냐가 성장의 키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한번 떠난 고객이 다른 경쟁사 고객이 된다면 두배 이상의 손실을 보는 것과 같다. 이전 업체를 부정적으로 본다면 ‘안티팬’이 될 수도 있다. 지금과 같이 국산차와 수입차가 치열하게 싸우는 과정이라면 이는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국산차에서 수입차로, 반대로 수입차에서 국산차로 갈아 탄 소비자가 다시 돌아오기란 쉽지 않다.

신차 출고 역시 중요하다. 한번 소비자 머리에 박힌 부정적인 신차 이미지는 되돌리기 어렵다. 그러나 최근 출시된 국산 신차와 수입 신차를 보면 ‘신차 효과’로 인한 판매량 증가 기간이 짧아지고 있다. 고객이 신차를 그리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입차의 경우 국내 소비자 반응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닌다. 때문에 고급 브랜드라는 요인으로 이를 극복하려 한다. 하지만 국산차는 소비자의 반응을 보고 그들이 원하는 업그레이드된 차량을 출시할 수 있는데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변해야 할 시기다. 그래야 까다로운 소비자를 사로잡을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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