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 러시아 전략 손익계산서

▲ 2007년 러시아 지역에 오픈한 롯데백화점 모스크바점. [사진=뉴시스]
롯데그룹이 러시아에서 ‘큰 베팅’을 준비하고 있다. 호텔신축, 생산공장 증설 등 투자계획은 다양하다. 최근엔 대형 복합쇼핑몰 인수 소문도 나돈다. 러시아는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다. 롯데그룹의 대對러시아 전략, 괜찮을까.

롯데그룹이 러시아에서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모스크바 북동쪽 쿠르스카야역 인근에 있는 영업면적 10만3000㎡(약 3만1158평) 규모의 현대식 복합쇼핑몰 ‘아트리움’을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올 정도다. 투자금액이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사실이라면 제법 큰 베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아트리움엔 모스크바 최대 놀이공원 아트리랜드를 비롯해 의류매장, 멀티플렉스 극장, 레스토랑 등이 입점해 있어서다.

롯데그룹 측은 “아직 결정된 건 없다”고 말했다. 실무급에서 검토 중인 사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롯데 측이 러시아에 관심이 없는 건 아니다. 러시아 제2도시로 불리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지역에 5성급 호텔을 신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칼루가주에 위치한 제과공장의 생산면적을 내년부터 2018년까지 두배로 늘리는 투자계획도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롯데그룹이 2010년 9월 최고급 비즈니스호텔을 건설한 지역이다. 칼루가주에는 러시아 극동지역에 주로 공급되는 초코파이·아이스크림 생산공장(2010년 가동)이 있다.

 
롯데 관계자는 “글로벌 전략에 따라 베트남·러시아·인도네시아·중국 등 일명 브릭스(VRICs) 지역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경우 오래 전부터 제과와 호텔사업 등이 이뤄져 왔고 2007년 모스크바에 백화점이 오픈하면서 유통채널도 강화됐다”고 말했다. 롯데의 대對러시아 투자행보가 그룹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롯데그룹은 공격적인 투자행보를 보이고 있다. 총 1조500억원을 베팅해 국내 렌터카 1위 업체인 KT렌탈 인수 우선협상권을 따냈다. 세계 6위 면세점 기업인 ‘월드듀티프리(WDF)’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의미 있는 행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롯데그룹의 러시아 법인 롯데유럽홀딩스는 2008년 5월 설립 이래 단 한차례도 흑자를 기록한 적이 없다. 2010년 405억원, 2011년 595억원, 2012년 153억원 등 영업손실액이 상당했다. 지난해 3분기 당기순손실도 825억원으로, 지난해 말(266억원) 대비 210% 늘어났다. 러시아의 경제상황도 변수다.

최근 러시아는 유가하락, 루블화 가치하락 등으로 인한 불황에 시달리고 있다.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러시아 엑소더스’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롯데의 러시아 전략을 두고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은경 더스쿠프 기자 kekisa@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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