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과업계의 무서운 과자싸움

▲ 농심이 해태의 허니버터칩을 제쳤다고 발표하자 서로의 자료를 반박하며 제과업계가 시끄럽다.[사진=뉴시스]
‘허니버터칩’이 불러온 달콤한 과자열풍이 제과업계의 자존심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농심이 감자칩 1위를 발표하자 해태와 오리온이 발끈하고 나섰다. 서로의 자료를 반박하며 자사 제품이 1위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통계에 문제가 있다는 해태와 시장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자료라는 농심. 두 제과업계의 갑론을박을 들어봤다.

농심이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스낵시장 전체 1위를 기록했다는 자료를 내면서 해태와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허니버터 신드롬의 원조인 해태제과는 농심이 ‘허니’를 붙인 미투 제품으로 허니버터칩의 인기에 편승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기존 감자칩 강자인 오리온도 농심이 유리한 시각으로 자료를 해석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3일 “달콤한 감자스낵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전체 스낵시장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는 내용의 자료를 냈다. 근거는 시장조사기관 AC닐슨코리아의 통계. 자료를 분석한 농심은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1월 국내 스낵시장에서 50억원의 매출로 1위를 차지했다고 강조했다. ‘달콤한 전쟁’이라 불리는 감자칩 시장에서 포카칩 스윗치즈맛과 허니버터칩에 완승을 거뒀다는 것이다.

자료에 따르면 오리온의 포카칩 스윗치즈는 2위,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은 6위에 각각 올랐다. 그러자 해태제과는 오후에 반박자료를 내고 자사의 허니 시리즈가 2개월 연속 100억원을 돌파했다고 강조했다. 명실상부한 1위는 해태제과의 허니칩이라는 거다. 포카칩의 오리온 측도 농심 자료에 강력하게 반발했다. 포카칩 전체 매출을 보면 수미칩보다 훨씬 크다는 이유에서다. 오리온 관계자는 “포카칩 스윗치즈맛, 어니언, 오리지널을 다 합친 매출과 수미칩 제품을 다 합친 매출을 합하면 포카칩이 절대적으로 많다”고 강조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매출 집계 기준이다. 특히 단일제품을 비교한 농심(수미칩 허니머스타드)과 해태제과(허니버터칩)가 그렇다. AC닐슨 자료에 따르면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의 1월 매출은 32억원. 하지만 해태제과 측은 75억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AC닐슨코리아의 조사는 표본샘플 거래처를 대상으로 한 것으로 허니버터칩의 실제 매출과는 차이가 크다”면서 “허니버터칩의 경우는 생산량이 모두 완판되면서 매달 7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조사 결과에는 32억원에 그쳐 보도자료를 내게 됐다”고 밝혔다. 매출 75억원은 소비자가價를 기준으로 삼은 월 출고량을 의미한다. 

 
해태 “실제 매출과 차이 크다”
농심 측의 주장은 180도 다르다. 농심 측은 AC닐슨코리아 데이터가 시장의 70~ 80%를 커버하고 있는 만큼 점유율과 매출추세를 알아보기 위한 객관적인 데이터라고 강조했다. 농심 관계자는 “전수조사가 아닌 표본조사라서 100% 정확하진 않지만 70~80% 정도는 커버가 가능해 시장의 흐름을 알아볼 수 있는 자료”라면서 “이번에 농심이 포카칩을 제치고 감자칩 시장에서도 1위를 기록한 것은 의미 있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한달에 360만봉(개당 2400원) 이상 나가는 수미칩의 매출은 100억원이 넘어간다”고 덧붙였다.

제과업체가 이렇게 달콤한 전쟁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허니과자가 점유율 경쟁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서다. 농심은 올 1월 수미칩의 활약에 힘입어 스낵시장 점유율 32.2%를 기록, 선두를 지켰다. 지난해 12월보다 1%포인트 오른 수치다. 반면 뒤늦게 감자칩 시장에 뛰어든 롯데제과는 스낵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12월 14.2%보다 0.8%포인트 줄어든 13.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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