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소년B가 사는 집

▲ 대환 역을 맡은 이기현, 연극 소년B가 사는 집 공연 장면.[사진=국립극단]
지난해 CJ크리에이티브 마인즈 선정작으로 초연해 관심을 모은 연극 ‘소년B가 사는 집’이 국립극단 ‘젊은연출가전’의 무대에 오른다. 중학생 때 살인을 저지른 주인공 대환과 그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씻을 수 없는 죄를 안고 살아가는 가해자와 그의 가족이 맞닥뜨려야 하는 고통스런 삶을 담담하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렸다. 특히 가해자 가족이 일상에서 겪는 긴장과 불편함을 세심하게 표현해 눈길을 끈다.

작품 속 대환이네 가족은 끔찍한 일을 겪었다고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담담한 일상을 보낸다. 하지만 집안에는 예전과 다른 미묘한 공기가 감돈다. 동네 사람들은 대환의 집을 두고 ‘악마의 집’이라고 손가락질 한다. 대환의 아버지는 아들이 지은 죄를 애써 외면한다. 죗값을 치렀으니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도 버리지 않는다. 대환의 어머니는 다르다. 마음을 닫고 스스로를 책망하기 바쁘다. 사건의 당사자 대환의 고통은 더하다. 스스로를 자책하며 자신을 방치하기에 이른다. 그런 대환의 인생은 소년B를 만나면서 자신이 저지른 죄를 안고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배운다.

‘소년B가 사는 집’은 대한민국 차세대 연극계를 이끌어갈 여성 작가와 연출이 만나 탄생했다. 이보람 작가는 미국 콜럼바인 고등학교에서 총기난사사건(1999년)이 벌어진지 10년 후 가해자 어머니가 피해자 가족에게 용서의 편지를 보냈다는 이야기를 접하고 이 작품을 썼다. 연출가 김수희는 그동안 ‘창신동’ ‘당신의 손’ 등의 작품을 통해 사회문제를 다룬 이력이 있다. ‘소년B가 사는 집’이 그 어느 작품보다 사회문제 의식을 현실적이면서 디테일하게 반영하고 있는 이유다.

출연 배우의 기대치도 높다. 대환 역은 초연 때 호평을 받았던 배우 이기현이 다시 맡는다. 대환의 아버지 역할은 관록의 배우 이호재, 어머니는 배우 강애심이 연기한다. 장르를 넘나들며 참신한 연기로 주목받는 배우 강기둥이 ‘소년B’로 열연한다. 세대를 넘나드는 배우들의 신선하면서도 안정적인 조합이 기대된다. 이들은 인물 사이에 보이지 않는 심리적 긴장감을 탁월하게 그려낼 것으로 보인다. 연극 ‘소년B가 사는 집’은 4월 14일부터 4월 26일까지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국립극단 백성희장민호극장에서 상영된다. 만 13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박지원 더스쿠프 인턴기자 jw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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