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 침체 탈출하나

▲ 업황 침체를 딛고 한진해운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사진=한진해운]
침체가 이어지는 업황에도 한진해운은 지난해 흑자를 달성했다. 그것도 4년 만의 흑자전환이다. 경쟁사인 현대상선이 여전히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목할 만한 실적이다.

해운업계의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이 조사한 3월 해운업 업황 경기실사지수는 전월 대비 19포인트 하락한 63을 기록했다. 100을 넘으면 현재 경기나 향후전망을 밝게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으로 해운업 경기 개선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벌크선 시황을 나타내는 건화물선운임지수(BD I)는 3월 10일 기준 568포인트에 머물렀다. 올해 초 771포인트를 기록한 뒤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해운사의 실적 개선도 미뤄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매출 6조7760억원, 영업이익 -2321억원을 기록했다. 2013년 영업이익 -3623억원에 비해 적자 규모를 줄이긴 했지만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이런 가운데 실적 개선을 이룬 해운사가 있다. 국내 해운업계 1위 기업 한진해운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 8조6548억원, 영업이익 821억원(연결기준)을 올렸다. 4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특히 컨테이너 부문은 143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한진해운의 실적 개선에는 이유가 있다. 먼저 대서양항로 등 비수익 노선을 과감하게 버려 영업효율성을 끌어올렸다. 노후 선박도 매각했다. 대부분 1995~1997년에 만들어진 4000~53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이다. 10척의 컨테이너선과 3척의 벌크선을 매각, 1365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올해 실적 예상도 좋다. 한진해운이 유가하락의 수혜를 입을 공산이 커서다. 정혁진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벙커유 가격이 지난해 평균인 560달러에서 50% 하락할 경우 한진해운은 6488억원, 현대상선은 4718억원의 유류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한진해운은 저유가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컨테이너선 부문의 비중이 높아 다른 해운사보다 유리한 환경에 놓여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 비중이 높은 미주노선의 운임이 높아진 것도 호재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미주노선 점유율 7.6%를 기록, 글로벌 해운사인 머스크와 에버그린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미주노선 운임상승이 이 회사의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이유다. 홍진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미주 노선의 평균 운임은 지난해 4분기 대비 2.3% 상승할 것”이라며 “계절적 비수기지만 미주 항만에서 노사갈등으로 컨테이너 출항이 줄어들면서 1월 운임이 350달러로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국내 증권사가 한진해운의 올 상반기 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불황을 뚫는 한진해운의 전진은 지금부터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저작권자 © 더스쿠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