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서 삶을 이끌어라

예술과 여행에는 공통점이 있다. 일상에 생기를 불어넣는 것이다. 공통점은 또 있다.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꾼다는 점이다. 프랑스 소설가 아나톨 프랑스는 “여행은 장소를 바꾸는 게 아닌 우리의 생각과 편견을 바꾸는 것이다”고 말했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예술의 본질을 세상을 창의적으로 해석하고 이해하는 일”이라고 얘기한다. 그런데 세상을 창의적으로 해석하는 일은 그냥 되지 않는다. 세상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 없다면 뭔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저자가 예술의 반대말을 추함도 진부함도 아닌 ‘무감각’이라고 말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예술은 창의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창의성이란 단순히 독특한 생각만을 뜻하는게 아니다. 바로 ‘전문성’과 ‘애착’이 동반돼야 나올 수 있다. 애정을 갖고 학습하고 수련하다보면 자연스레 기존의 것을 넘어선 무언가가 탄생한다. 베토벤의 교향곡도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이런 과정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다. ‘전문성’과 ‘애착’을 포함한 예술은 그 자체로 빛난다.

여기에 ‘실용성’까지 더하면 더 이상 말할 나위 없다. 실용적이지 않은 예술은 오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예술은 실용성과 무관해 보이는데도 역사에서 단 한 번도 소멸된 적이 없다. 왜 그럴까. 저자는 예술의 강한 생명력을 예술의 본질에서 찾는다. 보통 상업영화는 관객에게 특정한 감정이나 생각을 주입한다. 그와 달리 예술 영화는 관객 스스로 주체가 돼 생각하고 느끼게 해준다. 이 때문에 영화가 끝난 후에도 그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이런 여운은 우리의 감정과 사고를 고취한다.

이러한 경험의 반복과 축적은 마침내 내면에 잠재돼있는 창의적이고 능동적인 자아를 이끌어낸다. 이렇게 예술은 우리 삶에 스며들어 생명력을 발휘한다. 예술의 본질을 마주하는 것은 삶과 마주하는 것과도 같다. 주어진 것을 단순히 받아들이는 건 소비일 뿐 예술을 경험하는 게 아니다. 예술은 우리가 얼마나 인식하고 어떻게 반응하고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세상도 우리가 인식하는 만큼 존재한다. 돈에 의존해 살고 주변의 시선과 압박에 시달리며 인생의 주체가 되지 못하면 삶의 노예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지금 당신에게는 ‘삶’이라는 한번 올까 말까 한 일생일대의 작품이 주어졌다. 어떤 작품이 탄생할 지는 스스로에게 달려 있다. 꾸준한 고찰과 애정으로 자신의 삶을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이끌어 나간다면 당신은 누가 뭐래도 예술가다.
박지원 더스쿠프 인턴기자 jw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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