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株 투자가치 여전한 이유

▲ 유통산업의 투자 포인트는 외형적 성장이 아닌 소비패펀의 변화에서 찾아야 한다.[사진=뉴시스]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던 유통산업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 유통채널의 다양화, 해외 경쟁사의 국내 진출, 소비자의 소비패턴 변화 등의 영향에서다. 그렇다고 투자 매력이 사라진 건 아니다. 유통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외부 충격을 덜 받기 때문이다. 강한 맷집이 유통주株의 매력 포인트라는 얘기다.

국내 유통산업은 최근 대형화ㆍ기업화라는 구조적인 변화를 겪었다. 1990년대 유통시장은 재래시장과 생계 목적의 소매점ㆍ슈퍼마켓이 주류였지만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양적 팽창이라는 변화가 시작됐다. 1993년 한곳에 불과했던 대형마트는 2013년 469개로 증가했다. 백화점은 약 100개에 달하며 편의점은 2만5000개가 넘는다.

재래시장ㆍ백화점ㆍ대형마트 등 단순한 구조에서 TV홈쇼핑ㆍ인터넷쇼핑몰ㆍ해외직구사이트ㆍ할인점ㆍ아웃렛으로 물품구매의 채널과 방법이 다양해졌다. 소비자의 소비패턴에도 변화가 생겼다. 소비관觀이 다양해졌고 제품 가격대도 최고가와 최저가로 양분화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저가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일정 수준의 품질과 서비스를 요구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다이소ㆍ이케아ㆍ유니클로 등 품질이 나쁘지 않으면서 가격이 저렴한 브랜드가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유통산업의 양적 성장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데 있다. 실제로 2011년까지 연 10% 이상의 외형성장을 기록한 백화점의 성장률은 2013년 2.6%로 감소했다. 2014년 성장률은 1%대에 그칠 전망이다. 유통 채널의 양적 성장이 둔화된 것에는 세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저성장 기조의 영향으로 소비회복이 더딘 가운데 규제는 더 강화됐기 때문이다.  둘째, 고령화와 저출산의 영향으로 주력 소비층인 20~40대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 장기적인 전망도 좋지 않다.

전세가격 상승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 청년 실업률 상승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증가하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본격적인 은퇴가 시작됐다는 점도 전망을 어둡게 한다. 셋째, 유통업계의 경쟁심화다. 점포수 증가에 따른 경쟁은 물론 유통 채널의 다양화로 채널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그 결과, 마케팅 비용은 증가하고 수익성은 떨어지고 있다. 또한 아마존ㆍ알리바바 등 해외 쇼핑몰업체와 모바일 쇼핑과 같은 새로운 경쟁사ㆍ유통채널 등의 도전도 거세지고 있다.

이런 내수시장의 상황만 보면 유통산업의 투자 매력은 높지 않다. 하지만 유통산업이 가진 장점은 여전히 유효하다. 유통시장은 다른 산업에 비해 매출이 안정적이고 외부 충격에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다. 이에 따라 경기 불황기나 환율ㆍ금리 등 글로벌 경기 변수가 요동칠 경우 경기민감 업종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할 공산이 크다. 소비패턴의 변화에서도 투자 기회는 찾을 수 있다.

고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제품을 소량으로 구매하는 패턴이 확산되고 있는 점도 기회다. BGF리테일ㆍ GS리테일 등 편의점 업체의 중장기적인 투자 매력을 높게 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제품의 온라인 구매 비중이 높아졌다는 점에서는 치열한 경쟁에 노출된 유통업체보다 온라인 쇼핑몰이 유망할 전망이다. 여기에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관광객이 우리 내수의 주요 소비층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은 면세점 업체의 투자 매력을 높이는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정우철 바른투자자문 대표 www.barun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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