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 신세계프라퍼티 괜찮나

▲ 신세계그룹이 복합쇼핑몰 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 센텀시티 전경.[사진=뉴시스]

신세계그룹의 복합쇼핑몰 사업에 탄력이 붙고 있다. 신세계는 지난해 말 복합쇼핑몰 전담계열사에 3000억원 넘는 돈을 쏟아부었다. 이마트의 침체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밑빠진 독에 물 붓기’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신세계와 이마트는 복합쇼핑몰 전담 계열사인 신세계프라퍼티에 3800억원을 투입(유상증자)했다. 이 투자는 2013년 1500억원(자본금), 2014년 9월 400억원(유상증자)에 이어 세 번째다. 이로써 신세계와 이마트가 신세계프라퍼티에 투자한 금액은 5000억원을 훌쩍 뛰어넘었다. 신세계 관계자는 “하남유니온스퀘어를 시작으로 총 10여개의 복합쇼핑몰을 세울 예정”이라며 “그룹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신세계가 복합쇼핑몰에 ‘통큰 베팅’을 한 이유는 간단하다. 그룹의 주요 수익원인 이마트의 성장둔화가 뚜렷하다. 이마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830억7500만원으로 2013년 대비 20.7%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8.6% 감소한 2921억7729만원에 그쳤다. 신세계가 복합쇼핑몰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까닭이다. 김희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국내 대형 유통그룹은 풍부한 자금력과 대규모 점포 운영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개점 후 2~3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는 신세계에 ‘독毒’이 될 수 있다. 오세조 연세대(경영학) 교수는 “복합쇼핑몰의 수요가 늘어나는 건 사실이지만 이 역시 ‘한철 장사’로 끝날 수 있다”며 “대기업이 기존처럼 가격경쟁력으로 밀어붙이는 전략을 고수하면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대규모 투자를 감당하지 못해 실패한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장밋빛 전망 속 재무부담 우려

실제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지만 실패한 복합쇼핑몰은 여럿이다. 대상산업의 신도림 디큐브시티가 대표적 사례다. 2009년 오픈한 디큐브시티의 영업손실은 2012년과 2013년 각각 244억원, 240억원에 달했다. 투자금을 1조원 넘게 투입했지만 이익이 나지 않자 대성산업의 차입금 규모만 날로 커졌다. 재무부담을 이기지 못한 대성산업은 결국 3월 12일 디큐브시티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김영호 김앤커머스 대표는 “복합쇼핑몰은 부지를 개발하고 다양한 콘텐트의 상가를 임대함으로써 이익을 얻는 복잡한 구조”라며 “국내 기업은 이런 큰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실패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합쇼핑몰이라고 반드시 ‘황금알’을 낳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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