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처리에 달린 ‘고급 디스플레이’

▲ 고급 디스플레이를 생산하려면 안정적인 열처리가 필수적이다.[사진=뉴시스]
커브드 플렉시블 OLED를 적용한 삼성 갤럭시S6 엣지, 오는 4월 출시될 애플워치, OLED TV. 모두 고급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기기다. ‘디스플레이의 고급화’가 대세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고급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열처리 공정 관련 장비업체도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제작과정에 ‘열처리’ 공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디스플레이가 고급화되면서다. 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만들기 위해선 기존의 ‘비정질실리콘(a-Si)’보다 전자이동도(반도체 속 전자의 이동도)가 높은 ‘산화물(Oxide)’이나 ‘저온폴리실리콘(LTPS)’을 써야 한다. 문제는 이 재료를 박막 트랜지스터로 만들려면 기존보다 훨씬 높은 온도로 열처리를 해야 한다는 거다. 당연히 글래스의 변형을 최소화하면서도 균일한 온도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열처리 가공기술과 장비가 필수적이다.

이에 따라 관련 장비를 제작하는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LTPS LCD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중국의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고사양 디스플레이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일부 업체들은 OLED 투자에 나서고 있지만 기술력 부족으로 하이엔드급(고사양이거나 비싼 제품)에만 일부 채용하고 있다. 판매량이 많은 주력모델에는 당분간 LPTS LCD를 채용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은 올해 2분기에 출시할 신형 아이패드의 디스플레이로 Oxide TFT LCD 비중을 대폭 확대할 전망이다. ‘Oxide TFT’는 일반적인 LCD에 사용하는 ‘a-Si TFT’보다 전자이동도가 20~50배가량 높아 낮은 전력으로도 고속으로 구동할 수 있다. 또한 ‘Oxide TFT’는 전체 두께도 줄여줘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애플의 주요 패널 공급업체인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도 Oxide 양산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파주 P9라인에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천안 L6라인에서 양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애플 아이패드가 Oxide 적용을 확대하는 것과는 별도로 OLED TV 생산을 위해 기존 a-Si TFT 공정을 Oxide 라인으로 전환할 전망이다. Oxide TFT는 a-Si TFT 공정과 비슷해서 초기 비용이 거의 없어 Oxide 전환에 투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따라서 Oxide TFT 생산 비중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플렉시블 OLED 수요가 늘고 있다는 것도 디스플레이 제작과정에 변화를 주는 요인이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4 엣지에 커브드 플렉시블 OLED를 채용했다. 사용자 편의가 대폭 개선돼 소비자들의 반응도 예상보다 좋았다. 최근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는 양면에 듀얼 엣지 커브드 플렉시블 OLED를 탑재한 ‘갤럭시S6 엣지’도 선보였다. 이는 플렉시블 OLED 대중화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보이는 스마트워치 시장도 플렉시블 OLED 수요를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90만대였던 스마트워치 시장규모는 올해 2340만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당연히 디스플레이 제작과정에 ‘열처리’ 공정은 점점 필수적인 것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OxideㆍLTPS TFT 비중(생산능력 기준)은 2000년 5.5%에 불과했지만 2017년에는 22.9%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김민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minji.kim@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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