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의 거꾸로 보는 오페라 | 살로메

▲ 주인공 살로메는 의붓아버지 헤롯왕 앞에서 춤을 춘 대가로 세레자 요한의 목을 요구한다.[사진=더스쿠프 포토]

오페라 살로메의 소재는 신약성서 마태복음 14장에 나오는 세례자 요한의 죽음이다. 오스카 와일드의 동명소설을 각색해 오페라로 탄생했다. 원래 성서에는 살로메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는다. 에로디아스(헤로디아스)의 딸로만 묘사돼 있다. 작가 오스카 와일드가 살로메를 처음으로 부각해 치명적인 팜므파탈의 주인공으로 만든 것이다. 이제 오페라 ‘살로메’ 속으로 들어가보자. 갈릴레아 유대왕 헤롯(Erode)의 성 발코니. 헤롯은 성 안에서 친구들과 저녁 만찬을 즐기고 있다.

큰 성문을 통해 연회장으로 가는 길목. 경호대장 나라보트(Narraboth)가 살로메(Salome)를 훔쳐보고 있다. 영주의 의붓딸인 살로메는 달을 구경하기 위해 발코니에 서 있다. 이때 저 멀리서 세례자 요한(Jokanaan)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는 헤롯의 명령으로 연못감옥에서 수감 중이다. 요한은 살로메에게 메시아가 오고 있음을 알린다. 요한의 이야기에 매료된 살로메는 근위병들에게 죄수의 모습을 보여 줄 것을 요구한다. 왕의 명령을 거역할 수 없는 근위병들은 그녀의 요청을 거절한다.

그러자 살로메는 나라보트에게 간청한다. 그녀를 흠모하는 나라보트는 거절하지 못하고 요한을 만나게 해준다. 요한은 연못에서 나오자마자 헤롯과 그의 정부 에로디아스(Erodiadeㆍ살로메의 모친)를 꾸짖는다. 에로디아스는 이혼 후 전남편의 이복형제인 헤롯과 혼인했다.  살로메는 요한의 외모를 보고 홀딱 반한다. 그리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요한을 유혹한다. 하지만 요한은 눈도 꿈쩍하지 않는다. 오히려 살로메를 향해 “모든 것을 다 버리고 하느님의 아들만을 찾아 나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살로메는 포기하지 않는다. 그녀는 “하느님의 아들이 당신처럼 미남인가요”라며 요한에게 키스를 요구한다. 이를 본 나라보트는 절망에 빠지고 급기야 자살한다. 요한은 살로메를 뿌리치고 다시 감옥으로 들어간다. 이때 헤롯이 등장하고 그는 나라보트의 시신 앞에서 평정심을 잃는다. 요한으로부터 비난을 받은 에로디아스도는 불같이 화를 내며 요한의 머리를 칠 것을 명령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유대인과 이들의 종교를 비난한다. 이때 의붓딸에게 욕망을 느끼던 헤롯은 살로메에게 자신 앞에서 춤을 출 것을 요구한다.

살로메가 거부하자 헤롯은 그 대가로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겠다고 한다. 살로메는 헤롯 앞에서 춤(일곱 베일의 춤)을 춘다. 춤이 끝날 무렵 연못을 향해 잠시 멈칫하던 살로메는 이내 헤롯의 품에 안긴다. 그녀가 원하는 건 요한의 머리. 헤롯은 즐거움에 빠져 있다가 그녀의 말에 섬뜩함을 느끼지만 약속한 대로 소원을 들어준다. 망나니가 접시위에 요한의 머리를 올려 보여주자 살로메는 웃으며 그의 머리를 잡는다. 그리고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요한의 머리에 입을 맞춘다. 이 모습을 보고 치를 떨던 헤롯은 병사들에게 살로메를 죽일 것을 명령한다. 살로메는 그렇게 생을 달리한다.
김현정 체칠리아 sny40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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