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 화장품으로 날갯짓

▲ 후 면세점 매장에선 140만원이 넘는 세트 상품도 불티나게 팔린다.[사진=김미선 기자]

아모레퍼시픽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LG생활건강의 주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두배 가까이 뛰었다. 중국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화장품’이 핵심 무기다.

LG생활건강(LG생건)이 ‘실적날개’를 활짝 폈다. 올 1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10.6% 증가한 1조247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5.9% 늘어난 1487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이유는 유커遊客에 있다. 유커가 주로 이용하는 면세점에서 높은 매출을 올렸기 때문이다. LG생건의 화장품 매출 가운데 면세점 채널의 비중은 2013년 5.9%에서 지난해 15.3%로 크게 늘어났다. 이 회사의 면세점 분기매출은 1000억원을 넘어선 지 오래다.

면세점 매출의 효자제품은 궁중화장품 브랜드 ‘후后’다. LG생건이 지난해 중국 국경절 전용제품으로 출시한 ‘후 천기단 화현 3종세트(30만원대)’는 10월 한달에만 2만300세트가 팔렸다. 1275달러(약 140만원)짜리 세트 상품(왕후 세트)도 잘 팔리고 있다. LG생건 관계자는 “후는 한방원료를 사용해 한의사와 공동연구를 통해 만들어 품질이 좋다”며 “면세점에 방문한 유커의 재구매가 높은 이유”라고 밝혔다. 후가 면세점에서만 인기가 있는 건 아니다. 중국 내 고급백화점 100여개점에도 입점해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부인인 펑리위안 여사가 ‘후’를 쓴다는 소문이 퍼질 정도로 인기가 많다. 후의 지난해 매출(4300억원)이 전년(2040억원)보다 110% 늘어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후의 후방은 ‘수려한’이라는 세컨드브랜드가 지킨다. 초고가 브랜드인 후가 중국 VIP를 노린다면 수려한의 타깃은 2030세대의 여성 소비층이다. 수려한은 국내 면세점뿐만 아니라 2006년 중국 백화점에 입점해 중국 소비자 지갑을 열고 있다.

‘숨(숨37°)’도 비장의 무기다. 숨은 자연발효 화장품을 콘셉트로 2007년 11월 출시된 브랜드다. 숨은 최근 면세점과 국내 매장을 중심으로 유커들에게 인기몰이 중이다. 중국 최대 모바일 소셜 커뮤니케이션 위챗微信(웨이신)은 한국 방문시 꼭 구매해야 하는 화장품으로 ‘숨37 시크릿 프로그래밍 에센스’를 꼽기도 했다.

LG생건 관계자는 “발효화장품이라는 신선한 콘셉트를 좋게 보는 것 같다”며 “국내 면세점뿐만 아니라 신사동 가로수길 매장(콘셉트 스토어)에도 유커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숨은 후ㆍ수려한과 달리 중국시장에 진출하지 않아 가능성은 더욱 무궁무진하다. LG생건은 음료사업의 부진과 생활용품 사업의 정체현상을 겪고 있다. 그럼에도 이 회사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 화장품 덕이다.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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