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점유율 흔들리지만…

▲ SK텔레콤이 2월 시장점유율에서 50% 아래로 떨어져 49.6%를 기록했다. KT는 30.49%, LG유플러스는 19.90%다.
SK텔레콤이 50%의 과점 사업자라는 이미지를 벗고 매출 개선으로 사업전략을 옮기려는 모습이다. 가입자 거품을 걷어내고, 실질적인 매출개선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이로 인해 시장점유율도 50% 아래로 떨어졌다. 하지만 업계가 바라보는 시선은 다르다. 시장지배력이 약해진 건 아니라서다.

SK텔레콤이 ‘50% 점유율 수성’ 의지를 강하게 비쳤던 그동안의 입장과는 180도 바뀐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질적인 매출개선으로 사업전략의 중심축을 옮기는 듯한 모양새다. 지난 2월말까지 장기 미사용 선불 이동전화 등 45만 회선을 직권해지한 것도 그 일환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누적 가입자수가 크게 감소했고 시장점유율에도 변화가 왔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집계한 2015년 2월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SK텔레콤의 가입자는 가상이동통신망(MVNO) 업체인 알뜰폰을 포함해 총 2835만6564명이다. 1월보다 36만여명이 줄었다.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도 50.01%에서 1.27%포인트 떨어진 49.6%를 기록했다. 알뜰폰을 포함해 SK텔레콤의 이동전화 시장점유율이 50%를 밑돈 것은 2002년 신세기통신을 인수한 이후 처음이다.

KT와 LG유플러스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올랐다. 지난 2월 KT는 1743만2306명으로 30.49%, LG유플러스는 1138만1348명으로 19.90% 점유율을 확보했다. 2월 대비 KT는 0.21%, LG유플러스는 0.19%포인트 올랐다. SK텔레콤은 “오랫동안 사용되지 않은 선불 이동전화를 자체 해지하는 등 가입자 거품을 걷어낸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질적인 매출개선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다. 고액의 요금을 내는 우량 고객을 보다 많이 확보해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을 올리겠다는 것. ARPU는 통신사의 수익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SK텔레콤측은 이날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이통시장이 여전히 소모적인 시장점유율 경쟁에 매몰돼 있는데 대해 1위 사업자로서 반성하고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조치는 시장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고객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통신시장이 포화에 달한 지 오래된 데다 저출산 등으로 인해 인구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가입자 머릿수 확보 싸움은 더이상 의미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지난해 10월 단말기 유통법 시행에 따라 달라진 시장환경도 SK텔레콤의 이번 결정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이통사는 단통법 시행에 따라 휴대전화 지원금(보조금)을 홈페이지에 공시해야해 과거와 비교해 가입자 확보 수단이나 여력이 상당 부분 줄었다는 것이다. 이통사는 일단 보조금 액수를 공시하면 모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적용해야 한다. 지원금을 올려 가입자 수를 늘리려면 비용 부담이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SK텔레콤의 시장지배력이 약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도 많다.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진 게 경쟁사에 가입자를 빼앗겼기 때문이 아니라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시장점유율 변화와 사업전략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SK텔레콤은 3월 26일 휴대전화 지원금(보조금)을 과도하게 지급하는 등 단말기 유통법 위반을 이유로 방통위로부터 7일간의 단독 영업정지와 235억원의 과징금 부과 처분을 받았다. 방통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관련 유통점 31곳은 1월 초중순 전체 가입자의 69.2%에 해당하는 2050명의 가입자에게 페이백(휴대전화 개통 후 일정 시간이 흐른 뒤 대리점이 소비자에게 현금으로 일정 금액을 보상해주는 방식) 등을 통해 평균 22만8000원을 초과한 불법 보조금을 지급했다.
이호 더스쿠프 기자 rombo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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