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랭크인 | 모스트 바이어런트

▲ 영화‘모스트 바이어런트’의 장면들.
범죄율이 최고조에 달했던 1981년의 뉴욕. 젊은 사업가 ‘아벨’과 그의 아내이자 사업파트너인 ‘안나’는 오일 사업의 확장을 위해 큰 땅을 사들인다. 하지만 오일 운반 트럭을 노린 강도사건을 연이어 당하면서 극심한 손해를 겪기 시작한다. 게다가 그들을 2년 동안 추적하던 검사는 16개의 범법행위를 근거로 제시하며 아벨과 안나를 기소한다. 그 결과, 부지 잔금 150만 달러를 빌려주기로 약속한 은행마저 이를 취소하는데…. 남은 시간은 단 3일. 궁지에 몰린 아벨에게 마피아의 딸인 그의 아내가 은밀한 제안을 한다. 과연 아벨은 자신의 신념대로 정직하게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까.

J.C 챈더 감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한 데뷔작 ‘마진 콜 : 24시간, 조작된 진실’로 2011년 최고의 영화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주목을 받았다. 2013년에는 거대한 자연 앞에 맞선 한 인간의 고독한 항해를 그린 ‘올 이즈 로스트’가 칸영화제 공식 초청을 받으며 탄탄한 각본과 세밀한 캐릭터 묘사,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부와 권력을 향한 욕망이 들끓는 1981년 뉴욕을 배경으로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는 한 젊은 이민자 부부의 이야기를 그렸다.

영화의 배경이 된 1981년 뉴욕은 재정 부족에 따른 ‘버블’ 붕괴의 영향으로 범죄가 증가하고 정치권도 부패했다. 일명 화이트 플라이트(White Flightㆍ도심지의 범죄를 우려한 백인 중산층의 교외 이주) 현상은 정점에 달했고 이민자가 기회를 찾아 밀려들어오면서 정치와 마피아 사이의 규칙은 사라진지 오래였다. 역사적으로 최고의 범죄율을 기록한 1981년의 뉴욕에 강하게 매혹된 감독은 폭력과 부패가 만연한 범죄의 시대에 합법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하려고 고군분투하는 ‘아벨 모랄레스’라는 인물을 통해 성공을 향해 질주하는 치열한 과정을 담았다.
 
미국으로 넘어온 아벨은 마피아의 딸 안나와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그는 마피아의 두목인 장인의 오일 사업을 인수하지만 절대 법을 어기는 짓은 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아벨의 사업은 점차 성장하고 기름을 쉽게 수입하기 위한 항구가 필요해진다. 그는 전재산을 들여 부지를 매입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아벨의 회사를 눈여겨보던 검사는 2년 동안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그를 기소하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이 소문을 들은 은행에서는 아벨에게 부지 매입에 필요한 잔금을 대출할 수 없다고 통보한다.

사업 확장은커녕 계약금으로 지급한 전재산을 날릴 상화에 처한 아벨. 게다가 공장의 기름은 계속해서 강탈당해 그의 사업은 흥망의 기로에 서게 된다. 그는 합법적으로 사업을 하겠다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신념과 사업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고 만다. 감독은 일반적인 이민자의 성공 스토리와 달리 자수성가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선악의 경계가 없는 인물을 통해 절대 정의와 타협할 수 없는 세상에서 사람이 어떻게 물들어가고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치밀하고도 맹렬하게 추적한다. ‘모스트 바이어런트’는 ‘대부’를 잇는 새로운 마피아 영화가 될 것이다.
손구혜 더스쿠프 문화전문기자 guhson@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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