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판매 목표에 담긴 비밀

▲ 현대차는 신형 ‘투싼’의 판매목표를 4만2000대로 잡았다. 기존 투싼 모델의 실적을 보면 보수적이다. [사진=뉴시스]
완성차 업체는 신모델을 출시할 때 판매목표를 설정한다. 개발 비용과 판매 비용, 수익성과 경쟁업체 차종의 판매 동향을 치밀하게 분석하고 나온 수치다. 그러나 다소 도전적일 때가 많다. 자신들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모델이니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판매 목표를 높게 설정해 소비자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세계 자동차 수요가 회복되면서 완성차 업체가 신모델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와 수입차업계도 내수가 소폭 증가하자 신 모델을 속속 내놓고 있다. 일반적으로 완성차 업체는 부분변경 모델을 매년 내놓고, 신모델은 4~5년을 주기로 출시하고 있다. 신 모델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도 막대하거니와 모델 다양화로 인한 개발 부담도 크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는 신모델 개발비용을 꾸준히 절감하면서 수요를 고려해 출시 시기를 결정한다. 자동차 수요는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는 중장기 경기 동향에 대해 면밀히 분석한다. 또한 완성차 업체는 내수뿐만 아니라 해외시장의 소비 트렌드를 충분히 반영해 신모델을 개발한다. 수출과 해외 생산을 고려하기 위해서다.

완성차 업체가 어떤 요인을 고려해 판매 목표를 설정하는가도 관심거리다. 우선 경제성을 들 수 있다. 완성차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차종과 자사의 대표 인기 차종의 신모델 개발에 착수한다. 판매 위험성이 그만큼 낮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체는 개발 차종을 선정한 후 개발 비용과 판매 비용, 수익성과 경쟁업체 차종의 판매 동향 등을 고려해 판매 목표를 도전적으로 설정한다. 자신들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모델이니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판매 목표를 높게 설정해 소비자 구매를 유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냉정하다. 소비자는 신모델의 디자인, 성능, 가격, 판매 조건, 서비스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한 후 구매를 결정한다. 완성차 업체가 오랜 기간 경쟁적으로 신모델을 출시해왔지만 그 기업을 대표할 수 있는 인기 차종과 장수 모델은 소수에 불과하다. 완성차 업체가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개발한 모델이더라도 판매가 부진하면 시장에서 바로 퇴출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국내 신 모델 판매와 연계해 살펴보면, 2015년 ‘투싼’ 신모델은 내수 판매 목표가 4만2000대지만 전 세계 판매 목표는 57만대다. 기존 투싼 모델의 내수시장 월평균 판매가 3500대로 신형 투싼의 판매 목표와 비슷한 수준인 만큼 보수적이라 할 수 있다. 투산이 출시된 2009년 8월부터 12월까지 월평균 판매가 6500대를 상회했다는 점에서도 판매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쌍용차가 출시한 ‘티볼리’ 모델은 르노삼성의 ‘QM3’와 쉐보레의 ‘트랙스’와 경쟁하고 있다. QM3는 지난해 1만8191대가 팔리며 당초 목표보다 2배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트랙스는 1만368대가 판매됐다. 2013년 8064대보다 28.6%가 증가한 규모다. 티볼리의 판매목표 3만8500대는 두 경쟁 차종의 지난해 실적을 합친 것보다 높은 수치여서 도전적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국내시장에서 수입차 수요가 증가하면서 신모델 출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소비자의 선택권은 다양해졌지만 완성차 업체는 피 말리는 개발경쟁에 직면해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hklee@kiet.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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