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 것보다 사는 게 어려운 여자
그리고 앞으로 1년 후 라스베이거스에서 호화롭게 죽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그녀에겐 아무런 재능도, 하고 싶은 것도 없다. 그녀에게 재능이란 ‘하고 싶은 것’을 뜻할 뿐이다. 20대 초반에 남자친구를 사귄 것도 그가 명문대생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아마리의 목표는 명문대 졸업생과 결혼해 우아한 전업주부로 사는 거였다. 하지만 남자친구가 이별을 고하며 꿈이 처참히 무너졌다. 미련 때문이 아니었다. 자신의 미래를 잃었다는 상실감 탓이었다.
아마리는 그런 여자였다. 꿈도 재능도 없이 그저 남에게 빌붙어 살아가려는 기생충 같은 사람. 그런 그녀에게 ‘라스베이거스’라는 인생 목표가 생긴 거였다. 남들이 보기엔 허황되고 무모한 꿈일지 몰라도 아마리에겐 목표가 생겼다는 것 자체가 ‘삶의 이유’를 부여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아마리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1년 동안 죽을힘을 다해 일한다. 단 한번도 이렇게 ‘열심히’ 살아본 적이 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말이다. 평소라면 생각지도 못했을 일을 하며 진정한 ‘친구’도 사귄다.
아마리는 고된 일상이 이어질수록 오히려 목표를 향해 질주하고, 이런 삶 속에서 아드레날린이 샘솟는 걸 느낀다. 아마리는 그렇게 1년이라는 짧은 시간에 생전 느껴보지 못한 ‘살아가는 즐거움’을 맛본다. 아마리의 가장 큰 깨달음은 인생의 목표가 있고 없음의 차이. 하지만 그녀의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된다. 마침내 라스베이거스 비행기에 오른 주인공. 그리고 거액을 건 베팅이 시작된다. 단 하나의 목표를 위해 지난 1년간 치열하게 살아온 그녀. 마침내 결승선을 통과한 후 그녀가 택한 것은 ‘죽음’이었을까.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시작’이었다.
그리고 주인공은 스스로 되뇐다. “사람들로부터 소외됐기 때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무대를 만나지 못해 외톨이가 되는 거라고.” 그렇게 아마리는 삶의 의미를 부여받고 스스로의 무대를 찾는다. 자, 생각해보자. 세상을 덮은 ‘현실’이라는 포장지는 우리가 만들어낸 허상에 불과할지 모른다. 무언가 자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저자의 말처럼 기적을 바란다면 움직이고 보자.
박지원 더스쿠프 인턴기자 jw7@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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