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

파리엔 나만이 아는 길이 있다. 조용하고, 한적하며, 아름답다. 누군가에게 소개한다면 ‘대박상품’이 될 수도 있다. 이 단순한 생각을 아이템으로 탈바꿈시킨 이가 있다. 이동건(30) 마이리얼트립 대표다. 그는 ‘가이드가 직접 올린 여행상품을 판다’는 콘셉트로 여행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 이동건 마이리얼트립 대표(오른쪽에서 두번째)의 목표는 더 나은 여행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다.[사진=지정훈 기자]

“지난해 겨울 휴가기간이었어요. 같은날,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저까지 포함해 세개 가이드 팀과 동시에 마주쳤어요. 소름 끼치면서도 뿌듯했어요. 내가 뭔가를 하고 있구나 싶었죠.” 자신이 만든 사이트에서 팔리는 대만 가이드 투어를 갔던 이동건(30) 마이리얼트립 대표의 얘기다. 그는 전세계 218개 도시에 860여개 가이드 투어와 여행자를 연결해주는 중개 플랫폼 ‘마이리얼트립’을 운영한다. 이 플랫폼에는 패키지 여행상품 대신 개성 가득한 가이드 투어가 넘쳐난다.

‘하루만에 파리지앙 되기’ ‘뉴욕 아티스트와 떠나는 미술관 여행’ ‘로마의 숨은 명소와 영화 <그레이트 뷰티>’ …. 이름에서도 느껴지듯 마이리얼트립에서 팔리는 여행상품은 특별하다. 여행사가 아닌 가이드가 주도해 만든 상품이라서다.  이곳에 올라오는 여행상품은 수년간 경력의 전문 가이드나 해당 지역에 적어도 1년 이상 거주 중인 현지인(주로 한국인)이 직접 설계해 가격까지 매긴다. 상품마다 그만의 개성과 깊이가 묻어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여행자에게 낯선 곳, 낯선이의 가이드를 받는 건 두려운 일이다. 이 대표가 3억원 한도의 손해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하고 발생 가능한 안전 이슈와 관련해 쉼 없이 자문을 받는 이유다.  무엇보다 아무나 마이리얼트립의 가이드가 될 수 없다. 까다로운 심사 과정(1차 서류 심사ㆍ2차 인터뷰ㆍ3차 신분증ㆍ라이선스 확인)을 통과해야만 여행 상품을 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마이리얼트립에는 가짜 리뷰가 올라올 수 없다.

해당 가이드 투어를 구매한 사람만 후기를 남길 수 있다. 현재 마이리얼트립에는 4000여개의 리뷰가 올라와 있다. 리뷰가 하는 역할은 또 있다. 마이리얼트립에선 월 순수익으로만 2000만원 정도 벌어가는 가이드도 있다. 좋은 평판 덕에 가능했던 일이다. 이 대표는 이런 사례를 늘리는 게 목표다. 그래야 더 나은 여행상품이 나올 수 있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가 최근 비디오 명함을 만드는 스타트업 500비디오스(500 videos)와 계약을 맺고 유럽 지역 가이드의 동영상을 찍어 지원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영상을 통해 가이드 분들이 그만의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여행자들이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게 도우려고 합니다.” 이를 위해 과감한 투자도 마다치 않았다. 마이리얼트립의 성장세는 드라마틱하다. 하루 100여건 이상의 예약이 이뤄지고, 월 예약건수는 3000건이 넘는다. 2015년 3월 예약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6배 성장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겸손하다. “우리가 잘한 게 아니라 시장이 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그의 꿈이 작은 건 아니다.

올여름에는 마이리얼트립 글로벌 사이트를 오픈할 계획이다. “중국인이 미국을 가거나 미국인이 대만을 여행할 이용하는 그런 사이트가 될 겁니다.”  그의 말대로라면 마이리얼트립의 미래 모습은 ‘에어비엔비’를 떠올리게 한다. 아이템이 다를 뿐 행보가 비슷하다. “에어비엔비가 ‘숙박’ 아이템으로 전 세계 공유플랫폼을 구축했다면 우리는 여행상품으로 승부를 걸려고 합니다. 가이드와 여행자를 연결해주는 전 세계 투어 공유플랫폼을 만드는 거죠. 지켜봐 주세요.”
김미선 더스쿠프 기자 story@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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