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불어나면 발빼는 큰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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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서구 기자
  • 호수 139
  • 승인 2015.04.29 09: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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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상장폐지 증가 이유
▲ 최근 자진상장폐지로 증권사를 떠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증권시장을 스스로 떠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외국계 자본이나 사모투자펀드에 인수된 기업의 자진상장폐지는 공식화되고 있다. 인수 기업 가치를 높여 높은 가격으로 매각ㆍ청산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서다. 그렇다고 이런 전략이 모두 통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계 자본이나 사모투자펀드(PEF)가 상장 기업의 대주주가 되면 기업을 상장폐지 하는 것이 공식처럼 됐다.” 스스로 증시를 떠나는 ‘자진상장폐지’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사실 국내 증권시장에서 상장기업의 자진상장폐지가 이슈가 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진상장폐지의 역사는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나이키에 인수된 ‘삼라스포츠’ 가 자진상장폐지에 나서면서 시작됐다. 또한 1997년 P&G에 인수된 쌍용제지도 2년 후 상장폐지 됐다. 이는 국내 기업을 인수한 외국계 회사가 상장사의 지위를 유지하는 게 어려웠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최근에는 사모투자펀드(PEF)나 외국계 투자자가 대주주가 되면서 증시를 떠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외국계 자본이 투입되면서 상장폐지를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KCW는 독일의 자동차 부품업체 ‘보쉬’와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 위해 자진상장폐지에 나섰다. 이는 보쉬가 합작법인 설립 조건으로 KCW 의 상장폐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외국계 자본과 투자자본이 자진상장폐지에 나서는 가장 큰 이유는 비상장사가 투자금을 회수하기 쉽기 때문이다. 비상장사의 경우 구조조정 등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작업을 쉽게 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야 고배당ㆍ유상감자 등을 통해 투자금을 쉽게 회수할 수 있다.

 
물론 소액주주와의 마찰을 피하고 경영전략이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장사의 경우 주주와의 마찰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감독기관의 간섭에서 벗어나고 의사결정이 쉽다는 점이 상장폐지의 요인”이라고 말했다. 자본이 풍부해 상장을 통한 자금 조달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자진상장폐지 이후 실적향상에 성공한 기업은 많다. 최근 재매각에 나선 HK저축은행은 2006년 국내 사모투자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이후 7년 연속 흑자를 내며 저축은행 업계 2위로 성장했다. 2011년 한앤컴퍼니아이홀딩스에 인수되며 증시를 떠난 ‘코웰이홀딩스’는 지난 3월 홍콩증시에 상장에 성공했다. 2011년 3억2300만 달러와 2467만 달러를 기록했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지난해 각각 9억8050만 달러, 7810만 달러로 3배 이상 성장했다.

그렇다고 외국계 자본에 인수된 기업이 모두 실적향상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A중소기업은 2012년 일본계 사모투자펀드에 인수됐다. 이후 자진상장폐지에 나섰지만 해외 판로 확장과 재무구조개선 등이 이뤄지며 중소기업 인수의 모범사례로 평가됐다. 하지만 효과는 지속되지 못했다. 2013년 흑자로 전환했지만 지난해 다시 대규모의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진상장폐지가 모두 실적개선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며 “이유가 어쨌든 외국계 자본의 경우 각종 규제가 많은 국내 증시를 부담스러워 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와 코스닥의 상장 유지비용은 한해 평균 각각 9억4000만원, 3억6000만원에 달한다”며 “비용에 비해 자금조달 규모가 크지 않으면 국내 기업의 자진상장폐지도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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